"진상은 묻히고, 위원은 버티고"… 여순사건 진상조사 유족들 분통

김진영 2025. 6. 19.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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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순천 10·19 사건(여순사건) 유족들이 진상 조사에 대한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집단 행동에 나설 태세다.

진상 조사 보고서를 작성할 핵심 기구인 '진상 조사 보고서 작성 기획단' 구성이 두 달째 미뤄지고 있는 데다, 여순사건 진상 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여순중앙위원회) 위원들의 우편향 논란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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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종료 시한 다가오는데…
진상조사 기구 개점휴업 상태
보고서 작성단 2개월째 공석
중앙위는 우편향 인사 여전
유족들 "집단 행동나설 것"
지난 4월 전남 순천시 여순10·19평화공원(구 장대공원)에서 여순10·19범국민연대가 여순사건 진상조사보고서 작성기획단의 재구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하고 있다. 범국민연대 제공

"정부가 진실을 밝힐 의지가 있긴 한 겁니까?"

여수·순천 10·19 사건(여순사건) 유족들이 진상 조사에 대한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집단 행동에 나설 태세다. 진상 조사 보고서를 작성할 핵심 기구인 '진상 조사 보고서 작성 기획단' 구성이 두 달째 미뤄지고 있는 데다, 여순사건 진상 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여순중앙위원회) 위원들의 우편향 논란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있어서다. 유족들은 "조사는 껍데기만 남았고, 책임을 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8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여순사건 유족들은 "여순중앙위의 우편향 논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집단 행동도 불사할 것"이라고 별렀다. 유족들은 문제 해결 시한을 여순사건 제77주년인 10월로 잡았다. 앞서 유족들은 5일에도 대정부 호소문을 내고 "여순사건의 온전한 진상 규명과 명예 회복, 그리고 책임 있는 사과를 통해 국가의 이름으로 저질러진 폭력의 고리를 끊고 정의로운 통합의 길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이 분통을 터트리는 이유는 진상 조사 보고서 작성 기획단 구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여순사건 진상 조사 조성단은 여순사건 특별법의 핵심이자 진상 규명 활동의 결과물인 보고서를 작성·발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하지만 1기 위원들이 뉴라이트 계열 인사들이 대거 포함돼 유족들의 신뢰를 잃으면서 결국 4월 해체됐다. 여기에 2기 위원회 구성을 위해 필요한 국무총리의 결재도 지연되면서, 두 달 넘게 기획단은 개점 휴업 상태다.

이형용 전 진상 조사 보고서 작성 기획단 유족 대표는 "당장 내년 10월이면 법정 시한이 만료되는데 보고서를 처음부터 다시 작성해야 할 상황에 놓인 셈"이라며 "한시가 급한데도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여순사건 중앙위원회 구성 역시 문제다. 중앙위원회는 국무총리 산하 기구로 여순특별법에 따라 희생자와 유족의 심사·결정 및 명예 회복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는 최종 의결 기구다. 문재인 정부 시절 위촉된 1기 중 위원들의 임기가 지난해 1월 만료하자, 윤석열 정부는 그해 3월 2기 위원들을 위촉했다. 그러나 이들 역시 뉴라이트 성향 인사들이 대거 위촉된 상황이다.

중앙위 위원 가운데 임기가 만료된 2명과 자진 사임한 1명을 제외한 6명의 인사들은 윤석열 정권 퇴진 이후에도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법적으로 임기를 2년으로 명시하고 있어,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 한 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들은 그동안 대면 회의를 지금껏 단 한 차례도 개최하지 않는 등 진상 규명 의지가 없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박선호 여순항쟁유족총연합회장은 "수년간 대면 회의 한 번 개최하지 않은 채 모든 안건을 서면으로만 갈음하고 있는 이들의 모습을 보고 어떻게 유족들이 신뢰할 수 있겠냐"며 "사실상 태업으로 여순사건을 방치하고 있는 지금 상황이 계속된다면 우리도 더 이상 참고 있지 않겠디"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 당시 위촉된 중앙위 인사들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한편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집단 행동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여순사건위원회 관계자는 "법정 시한 내 최대한 빨리 조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공석인 보고서 작성 기획단의 경우 3명의 실무위원회 조사관들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진영 기자 wlsdud45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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