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예측불가"…美 로비스트·컨설턴트도 실시간 '이것'만 본다
[편집자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취임 후 150일이 지난 현재 WTO(세계무역기구)와 FTA(자유무역협정)로 상징되던 '자유무역의 시대'는 막을 내렸다.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의 무차별적 관세 공격은 세계 무역 질서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 '자유무역은 선(善)'이란 믿음은 한때의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보호무역'이 새로운 현실로 자리잡고 있다. 자유무역의 최대 수혜국이었던 한국은 이제 벼랑 끝에서 생존 전략을 다시 짜야하는 처지에 놓였다. 세계 경제 지형이 요동치는 지금, 대한민국은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한다. 머니투데이는 관세전쟁의 현장을 조망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현실적인 수출 위기 돌파구를 모색한다.

한 대기업 대관 관계자는 "워싱턴 D.C.는 겉보기엔 평화로워 보이지만 물밑에선 '보이지 않는 전쟁'이 벌어지는 재미있는 도시"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도 이 전쟁의 한복판에 있다. 미국의 관세정책 변화에 대응해 대미 라인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1일자로 신임 워싱턴사무소장에 드루 퍼거슨 전 공화당 하원의원을 영입했다. 퍼거슨 소장은 현대차의 미국 대관업무 총괄책임자로서 트럼프 행정부 및 미국 의회와 국내 글로벌 대관 조직인 GPO(Global Policy Offic)실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수지 와일스 트럼프 대통령 비서실장의 딸이 근무 중인 로비업체 '콘티넨털 스트래티지'와 계약했다. 삼성의 로비스트 명단에는 국무부 차관보 후보로 거론됐던 칼로스 트루히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비서실장 출신 알베르토 마르티네스 등 주요 인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SK도 USTR 비서실장, 미 상원 재무위원회 국제무역고문 등을 역임한 폴 딜레이니를 SK아메리카스 북미 대관 총괄(부사장)에 영입했다.

이른바 '로비의 거리'로 불리는 워싱턴D.C.의 'K스트리트'는 호황이다. K스트리트는 워싱턴D.C. 조지타운에서 다운타운 일대를 통과하는 북서부 구간의 도로명이다. 인근에 백악관과 의회가 있어 로비 업체와 로펌, 싱크탱크 등이 즐비해 있다. 월스트리트가 뉴욕 금융가를 상징하는 것처럼 K스트리트는 워싱턴D.C. 정가의 로비 시장을 통칭하는 표현으로 사용된다.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K스트리트의 대표적 로펌 중 하나인 '에이킨 검프 스트라우스 하우어 앤드 펠드'는 지난 1분기 로비 수익으로 1640만 달러(약 233억6000만원)를 벌었다. 분기 최대 실적이었다. 삼성과 계약한 컨설팅 기업 '콘티넨털 스트래티지'는 지난 1분기 360만 달러(약 51억3000만원)의 매출을 기록, 직전 분기(37만3000달러) 대비 10배에 달하는 실적을 냈다.
문제는 돈값을 하느냐다. 트럼프 시대 로비·대관 작업이 과거 공식과는 180도 달라졌기 때문이다. 행정부와 의회 인맥을 앞세운 로비업체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발언에 속수무책이다.
한 주재원은 "연방로비공개법에 따라 직접 접촉은 금지돼 있고, 로비스트를 통한 간접 대응만 가능하다"며 "하지만 트럼프 특유의 예측 불가한 스타일 때문에 누구도 확신을 주지 못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에 나와 있는 한국 기업 관계자들은 시차(-13시간) 때문에 새벽에도 긴장 상태다. 불확실성이 크다 보니 경쟁보다 정보 공유가 중요해졌다. 한 기업인은 "지상사 협의회 점심 모임에 50명 넘게 나오는 걸 보고 놀랐다"며 "불확실성이 워낙 커서 서로 정보를 나누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현지의 불확실성은 다른 나라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한 주재원은 현지 컨설턴트와의 오찬 중 그가 대화 내내 스마트워치를 확인하길래 이유를 물었더니 돌아온 답은 이랬다. "트루스 소셜 안 봐요?"
이 주재원은 "유력 컨설팅 업체에서 잔뼈가 굵은 미국인 컨설턴트인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어떤 글을 올리는지만 수시로 체크할 정도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다들 흘러다니는 정보에 많은 주목을 하고 있다 보니 각종 세미나나 포럼에 활발히 참석해 하나의 정보라도 더 캐내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미국인 컨설턴트조차 트럼프의 SNS 글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정도로 불확실성이 크다"며 "기업들은 각종 세미나나 포럼에 적극 참석해 한 줄의 정보라도 얻으려 한다"고 했다.
대미 수출 비중이 85%에 달하는 멕시코는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 조기 재협정 압박을 받는 상태다. 특히 자동차 수출 무관세 혜택을 받는 조건인 북미산 부품 사용 75% 규정이 재협정에 따라 더 올라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몬테레이 공장을 둔 기아·현대모비스 등 한국 기업에도 민감한 이슈다.
에릭 가스콘 멕시코 자동차부품협회 국장은 머니투데이에 "이미 75%도 엄격한 기준인데, 더 높이려는 미국의 요구는 과도하다"며 "미국 자동차산업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D.C.(미국), 멕시코시티(멕시코)=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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