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성장의 DNA'…그때는 정부의 산업정책이 있었다
[편집자주] 산업정책의 시대가 돌아왔다. 기술 패권 시대의 새로운 현상이다. 산업정책의 부활은 선진국이 주도한다. 한국의 설자리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산업 혁신은 사라졌고, 미래 먹거리에 대한 고민만 늘었다. 정부 주도 산업정책으로의 전환, 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가 중화학공업을 추진하던 1970년대는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운 시기였다. 중화학공업화 선언을 유신과 연결 짓는 시각도 존재한다. 다만 통상질서만 두고 보면 지금과 유사한 면이 적지 않다.
WTO(세계무역기구) 이전 세계무역 체제는 1947년 시작된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였다. 세계무역 질서는 1960년대 일본의 부상 등으로 조금씩 변화를 맞이했다. 패권국이었던 미국은 베트남 전쟁의 늪에 빠져 있었다. 그러다가 전 세계는 1970년대 두 번의 석유파동을 맞이한다.


노무현 정부의 '10대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은 이를 계승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17대 신성장동력', 박근혜 정부의 ' 13대 미래성장동력' 등도 비슷한 고민에서 나온 정책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등 '브랜드'에 밀려 산업정책으로서의 의미는 퇴색됐다. 일각에선 산업정책의 부재를 지적하기도 했다.
결과는 미래 먹거리에 대한 불안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수출 상위 10대 품목을 2004년과 비교하면 10개 중 8개가 겹친다. 순위는 조금씩 달라졌지만,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산업구조의 혁신이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산업정책을 다시 전면에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배경이다.
구자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첨단기술과 신기술, 기후변화 등은 산업화까지 시간과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정부가 인내 자본(Patient Capital)의 역할을 한다"며 "지금 시점에선 정부 주도의 산업정책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에겐 산업정책을 통해 성장한 DNA가 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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