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체제의 종언·산업정책 시대의 도래…설 자리 잃은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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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정책의 시대가 돌아왔다.
수직적 산업정책은 1995년 WTO 출범 등과 맞물려 주류에서 밀렸다.
반면 과거 산업정책의 우등생이었던 한국은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민병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은 "예전처럼 기업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 뒷받침만 하기보다는 정부에 더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다"며 "우리나라 역시 경쟁국의 파격적 산업정책에 대응해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정부 지원을 지속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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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산업정책의 시대가 돌아왔다. 기술패권 시대의 새로운 현상이다. 산업정책의 부활은 선진국이 주도한다. 한국의 설자리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산업 혁신은 사라졌고, 미래 먹거리에 대한 고민만 늘었다. 정부 주도 산업정책으로의 전환, 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산업정책의 귀환'은 세계무역 질서의 변화를 의미한다. 세계무역기구(WTO)로 대표되는 자유무역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원인을 제공했다. 저성장이 이어지며 시장에 대한 신뢰가 흔들렸다. 팬데믹과 기술 패권 경쟁은 정부 개입의 명분이 됐다. 한때 구시대의 유물로 치부되던 산업정책이 돌아온 배경이다.
산업정책은 정부가 주도해 특정 산업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학계에선 흔히 '수직적 산업정책'이라고 부른다. 연구개발(R&D) 등과 같은 수평적 산업정책과 구분하기 위해서다. 수직적 산업정책은 1995년 WTO 출범 등과 맞물려 주류에서 밀렸다. 전 세계는 시장의 힘, 자율성을 믿었다. 그나마 명맥을 이어간 산업정책은 개발도상국의 몫이었다.
하지만 통상 질서의 변화로 대부분의 국가가 산업정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IMF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적으로 2500건 이상의 산업정책이 나왔다.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산업정책은 연평균 250건 정도에 불과했다. 이번에는 선진국이 앞장섰다. 2023년 글로벌 산업정책 관련 조치 중 미국, 중국, 유럽연합(EU)이 차지한 비중은 48%였다.
반면 과거 산업정책의 우등생이었던 한국은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정부는 빠져라"는 인식이 산업정책에 뿌리내렸다. 정부 차원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한 17대 성장동력(이명박 정부), 13대 성장동력(박근혜 정부) 등이 나왔지만 전통적 산업정책과는 거리가 멀었다.
주춤하는 사이 산업 혁신은 사라졌다. 2004년과 2024년 10대 수출 품목을 비교하면 8개가 겹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월 "우리 정부가 가장 뻐아프게 느껴야 할 것은 지난 10년 간 새 산업이 도입되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잠재성장률 하락이 이런 현실을 방증한다.
학계 등 전문가 집단 등을 중심으로는 글로벌 흐름에 맞춰 산업정책의 철학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가 나설 때가 됐다는 의미다. 선결해야 할 과제로 거버넌스 문제가 거론된다. 산업정책의 '컨트롤 타워'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새 정부 출범과 맞물려 산업정책에 대한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는 시기다.
민병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은 "예전처럼 기업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 뒷받침만 하기보다는 정부에 더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다"며 "우리나라 역시 경쟁국의 파격적 산업정책에 대응해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정부 지원을 지속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세종=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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