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규동’은 남자만 먹는다고?

“일본에서 규동(소고기 덮밥)은 남자들만 먹는 음식인가요?” 일본을 여러 번 방문했다는 한국 여성에게서 이런 질문을 받았다. 현지에서 규동을 먹어보려고 한 가게에 들어갔는데 손님이 죄다 남성이었다는 것이다. 꿋꿋하게 규동 한 그릇을 시키고 먹는 동안 들어온 손님들도 전부 남성이었다고 한다. 마치 ‘남성 전용 식당’ 같은 기묘한 분위기라 조금 민망했다고 했다.
물론 남성 손님만 들어갈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일본 규동집에 남성 비율이 매우 높은 건 사실이다. 규동은 푸짐한 양에 단백질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는 데다 저렴하기까지 하다. 그래서 특히 남학생들이 즐겨 먹는 음식이다. 주문하면 바로 나오고 패스트푸드처럼 빨리 먹을 수 있으니 직장인 남성들도 자주 이용한다. 단골손님은 “파 많이” “소스 적게” 같은 요구 사항을 주문을 외듯이 빠르게 쏟아낸다. 규동집에 익숙하지 않은 여성 손님은 그 모습을 보고 “나도 저렇게 주문해야 하나” 하며 압박을 느낀다. 천천히 얘기를 나누며 식사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라 여성 손님들은 규동집에 장벽을 느끼곤 한다.
그래도 규동을 먹어보고 싶다고 하는 여성이 적지 않다. 혼자 들어가기 불편해서 남자 친구에게 데려가 달라고 부탁하는 경우도 있는 듯하다. 그런 여성 고객을 위해, 보수적인 규동집이 틀을 깨려고 노력하기 시작했다. 일본 최대의 규동 체인점인 ‘요시노야’는 “규동을 좋아한다”고 밝혔던 여성 연예인을 광고에 발탁했다. 오렌지색이었던 간판도 검은색으로 바꿔, 내부도 카페처럼 세련된 분위기로 만들었다. 바 형태의 카운터석밖에 없던 매장에 테이블석도 도입했다. 여성 고객이 많아지면 가족 단위 손님도 올 수 있다는 계산이다.
관광객이 많은 도시에서는 세련된 규동 체인점이 꽤 늘어났지만, 지방에서는 여전히 변화에 보수적인 가게가 많다. 남성 손님만 바글바글한 규동집에 처음 들어가면 위화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실은 가게에선 남녀노소 상관없이 손님이라면 환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너무 걱정하지 말고 식사에 집중해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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