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퍼렇게 멍든 이주노동자‥"맞아도 회사 못 떠나"
[뉴스데스크]
◀ 앵커 ▶
베트남 이주노동자가 직장에서 한국인 간부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했습니다.
그런데 현행법상 이주노동자가 일자리를 옮기는 것 자체가 어려워, 이런 피해를 당하고도 참고 숨기는 경우가 더 많다는데요.
도윤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3년 전 외국인 고용허가제를 통해 한국에 온 베트남 이주노동자 황 모 씨.
지난달 중순, 함께 일하던 한국인 간부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했습니다.
왼쪽 눈은 시퍼런 멍과 함께 크게 부어올랐고, 입술 안쪽과 귀에는 핏자국이 선명합니다.
[황 씨/베트남 이주노동자 (음성변조)] "무서워서 거기서 더 이상 일을 하고 싶지 않고 공장에서 나가서 돌아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곳은 황 씨와 부장이 계란을 포장하는 일을 하던 장소입니다.
부장은 황 씨가 자신을 도와주지 않고 무시한다는 이유로 10분에 걸쳐 폭행을 저질렀습니다.
목을 졸랐고, 발로 여러 차례 걷어찼습니다.
황 씨가 바닥에 쓰러지자 끌고 다녔다고도 합니다.
황 씨가 바로 그날 사장에게 폭행 사실을 알렸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다고 합니다.
[고기복/모두를 위한 이주인권문화센터 대표 (신고 대리인)] "(사장이) 제일 먼저 한 말이 '경찰에 신고하지 마라' 그리고 '너 그래갖고 옮겨봐야 불법(체류자)밖에 안 된다'라는 말이었어요."
사장은 화해하라는 취지로 한 말이라고 했지만, 황 씨에게는 엄청난 압박이었습니다.
현행 외국인 고용법에 따르면, 이주노동자는 3년 안에 세 번까지만 사업장을 바꿀 수 있는데, 황 씨는 이직 가능 횟수를 모두 채웠기 때문입니다.
현행 제도상 고용센터 사실관계 확인을 거쳐 이주노동자가 즉각 사업장을 바꿀 수 있는 범죄는 성폭행에 국한됩니다.
폭행 피해를 입었더라도 직장을 옮기려면 경찰 조사 등으로 가해자 잘못이 입증되는 걸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최정규/변호사] "기다리는 이주노동자에게는 너무 가혹한 처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나마 황 씨는 운이 좋았습니다.
고용센터의 권고를 받은 업체 사장이 직장을 옮길 수 있도록 고용변경신고서를 작성했기 때문입니다.
경찰은 지난 13일 한국인 간부를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습니다.
경찰은 CCTV 분석 결과 폭행 정도가 끔찍하고, 재범과 보복 우려도 크다고 했습니다.
이주노동자의 3.9%가 직장에서 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이주노동자단체는 폭행 사실을 숨기는 경우도 많다며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지적합니다.
MBC뉴스 도윤선입니다.
영상취재: 남현택, 윤병순 / 영상편집: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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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취재: 남현택, 윤병순 / 영상 편집: 김민지
도윤선 기자(donews@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5/nwdesk/article/6726933_367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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