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보여줄 게 많아” “‘강팀’ 만들어 왕조 구축”… 남자 프로농구 챔프전 LG 첫 우승 이끈 허일영·조상현 감독
승부 짓는 7차전서 3점슛만 4개 성공
“정규 시즌 적은 출전 서러움 털어내”
조, 사상 첫 연패 후 연승으로 축포
“허, 프로답게 중요한 순간 제 몫해줘
‘통합우승’ 금지어… 팀워크 이어갈 것”
“‘아, 안 되겠구나’ 이런 생각도 솔직히 들었죠.”

이때 LG의 최고참 허일영의 존재감이 빛났다. 허일영은 7차전에서 3점슛 4개를 포함해 14득점을 올리며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특히 경기 종료 5분36초를 남기고 10점차(55-44) 리드를 만드는 결정적인 ‘로고샷’(3점슛 라인 한참 뒤에서 던진 슛)이 압권이었다. 허일영은 “조심스럽긴 했지만 감독님께서 ‘주저하면 안 된다’는 말씀을 해주셨고, 또 이런 상황에서 간을 보지 말자는 생각이 들었다”며 “평소 좋아하는 위치에서 공을 받았기 때문에 자신 있게 던졌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조 감독이 “이런 게 바로 고참선수, 슈터, 리더의 역할”이라며 “부담이 컸을 텐데 일영이가 터트려줘서 저도 참 기뻤다”고 거들었다. MVP를 수상한 허일영은 경기 후 “늘 조연인 제가 주연이 됐다”는 인터뷰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전 드리블로 기회를 만드는 스타일이 아니고 빈 곳을 찾아 뛰어가서 패스가 오길 기다리는 선수”라며 “공이 오지 않으면 누군가가 득점을 할 수 있게 공간을 만들어주는 역할밖에 할 수 없기 때문에 조연이었고 상복도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실 허일영은 그전까지 별로 주목받지 못했다. 경기 출전 시간(14분46초)과 평균 득점(5.0점) 모두 2009~2010시즌 데뷔 이후 가장 저조했다. 허일영은 “아직 보여줄 게 많고 욕심도 있는데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지 않았다”며 “자주 ‘서운하다’고 했지만 감독님은 ‘다 끝나고 얘기하자’는 말씀만 하셨다”고 말했다. 허일영이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속내를 터놓자 조 감독은 “일영이가 서운할 수 있다. (감독으로서) 시즌을 치르는 동안 고참선수들과 부딪쳤다는 걸 부인하지 않겠다”며 “일영이가 속상한 상황에서도 꾹 참고 양보해줘 고마울 뿐”이라고 허일영의 어깨를 두드렸다.
조 감독은 “함지훈(41·울산현대모비스)이나 일영이처럼 고참이지만 중요한 순간 자신의 역할을 하는 이들이 스스로 가치를 만들어 내는 선수들”이라며 “프로라면 이런 마음이 필요하다”고 했다. 허일영은 “솔직히 40분 (내내) 뛰라고 하면 어렵지만 제 몫을 할 수 있다”며 “계약기간도 남은 데다 아직 1~2년은 거뜬히 뛸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새 시즌 구상을 앞둔 LG를 두고 농구계에선 어린 선수와 고참 선수 간 조화가 잘 돼 한동안 강팀의 면모를 보일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조 감독은 “통합우승, 왕조, 이런 단어는 입밖으로 꺼내고 싶지 않은 금지어”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도 그는 “좋은 문화를 갖고 있고 훌륭한 팀워크를 가진 선수들과 함께 강팀이 돼 늘 대권을 노려보고 싶다”며 왕조 구축에 대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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