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중앙-지방 소통 창구…협력회의는 언제쯤
작년 11월 이후 계엄·탄핵 거치며 중단
새 정부, 시도지사 재개 요청에 무응답
17개 시도 국정 과제 논의 참여도 미온적

'자치분권 강화'를 공약한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뒤로도 중앙과 지방정부 사이에 소통 창구가 닫힌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새 정부가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으로 균형발전 과제를 꺼내 들었지만, 시도지사 회동도 성사되지 않은 데 이어 중앙지방협력회의는 재개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국정 과제 수립 과정에 지방정부 참여가 필요하다는 건의도 동력을 잃는 모양새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는 행정안전부에 중앙지방협력회의 개최를 요청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중앙지방협력회의는 국가와 지방정부가 대등한 관계를 바탕으로 지방자치·균형발전 정책을 논의하는 기구다. 2022년 시행된 중앙지방협력회의법을 보면 대통령이 의장, 국무총리와 시도지사협의회장이 공동 부의장을 맡는다. 분기마다 정례 회의가 열리는데, 지난해 11월 강원도청에서 열린 제8회 회의를 끝으로 계엄과 탄핵 정국이 겹치며 중단된 상태다.
시도지사협의회는 새 정부 출범 직후부터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4일 시도지사들은 공동 성명에서 "중앙지방협력회의를 개최해 당면 현안을 적극 논의해야 한다"며 "회의 개최 전이라도 시도지사들과의 회동을 조속히 마련해 주실 것을 건의드린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새 정부 출범 이후로 중앙지방협력회의뿐 아니라 시도지사 회동 일정도 구체화하지 않고 있다. '균형발전'을 강조한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첫 국무회의에서도 "해수부 부산 이전의 빠른 준비"만 지시했다. 시도지사협의회 관계자는 "행안부와 협의 중인데, 중앙지방협력회의 등 관련 정책 결정이 늦어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대선 과정에서 이 대통령은 '자치분권 강화'와 '국가자치분권회의 신설'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개헌 구상을 밝히며 "지방자치와 지역분권 강화는 필수적"이라며 "대통령과 총리, 관계 국무위원, 자치단체장 등이 모두 참여하는 헌법기관을 신설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국정 과제 논의에서 지방정부 참여가 보장돼야 한다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지 않고 있다. 시도지사들은 공동 성명에서 "국정 과제를 마련하는 과정부터 지방정부가 참여해야 지역 다양성과 현장 목소리를 반영한 균형 있는 정책이 수립될 수 있다"며 시도지사협의회를 비롯한 지방 협의체와 17개 시도 참여를 건의했다.
새 정부 청사진을 그리는 국정기획위원회는 지난 16일 공식 출범했다. 시도지사협의회 관계자는 "가시적 결과가 나온 건 아니지만, 각 시도가 참여하는 정책 설명회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지방 협력이 물꼬를 트지 못하면서 국정 과제 수립 단계부터 지방정부는 '각자도생'하는 분위기다. 인천시 관계자는 "지역 정치권과 협조해 다각적으로 지역 현안이 국정 과제에 반영되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Copyright © 인천일보 All rights reserved - 무단 전재, 복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