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에도 45년 된 규정 지켜야"… 실외보다 뜨거운 공공청사
지구온난화로 체감온도 더 더운데
실내온도 기준은 45년 전 그대로
통창구조 사무실 더위에 더 취햑
직원들 "기후변화 현실 반영해야"

"사무실이 더 덥고 답답해요. 통창이라 블라인드를 내려도 뜨겁고…."
18일 오후 1시 47분 수원시청사 8층. 스마트폰으로 온도계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하자 실내 온도가 30.9도로 측정됐다. 실외 온도는 이보다 낮은 29.7도였다.
이날 오후 3시 55분 경기도청사 13층에서 같은 온도계 앱을 보니 실내 온도가 30.5도, 실외 온도는 31.2도로 측정됐다.
기후변화가 가속화하며 각계 대응 역량의 중요성이 커진 반면, 공공기관의 온도 규정 등 제도 변화의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올여름 기온 또한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된 만큼, 합리적인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기 지역 공공기관들은 '공공기관 에너지이용 합리화 추진에 관한 규정'에 따라 실내 온도를 유지한다.
이 규정은 공공기관에서 냉방 설비를 가동하려면 실내 온도를 평균 28도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명시한다. 비전기식 개별 냉난방설비와 비전기식 냉난방설비가 60% 이상 설치된 중앙집중식 냉난방식인 경우에는 평균 실내 온도를 2도 범위 이내에서 완화할 수 있다.

그러는 사이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기후변화에 복잡성과 불확실성이 더해졌고, 공공기관에 '평균 28도 이상'이라는 기준을 단순 적용하는 것은 더 이상 현실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여기에 햇빛이 들어오는 '유리 통창' 구조 사무실 직원들은 더위에 더 취약한 여건에 직면해 있다.
도내 A공공기관 직원은 "28도면 컴퓨터 열기와 직원들 속에서 원활한 업무 수행이 어렵다"면서 "기관을 방문하는 민원인들도 실내 온도가 너무 높다며 불만을 표시한다"고 토로했다.
B기관 직원은 "만일 실내 온도가 27도라 해도 요즘같이 습하면 체감 온도는 더 높지 않느냐"며 "그럼에도 기준 때문에 에어컨을 더 세게(시원하게) 틀지도 못하고, 더운 걸 참고만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도내 한 기초지방자치단체의 익명 게시판에는 '사무실 온도가 30도다', '너무 습하다', '제발 에어컨을 시원하게 틀어달라'는 내용의 게시물도 올라와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내부에서 덥다는 식의 민원이 들어와 수시로 온도를 확인하곤 있지만, 층별로 온도가 다르기도 하고 관리에 어려움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3일 다른 공공기관 직원들이 더위 속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점에 대통령실도 동참해야 한다는 의미로 "대통령실도 다른 공공기관에 맞춰 에어컨 온도를 높이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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