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산단이야, 풀밭이야?"…잡초에 잡아먹힌 진곡산단

임지섭 기자 2025. 6. 18.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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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구 진곡산업단지 내부 인도
잡초 무성·폐자재 무단 투기 등
미관 해치고 보행자 위협 ‘불편’
"예초 미비 구간 추가 정비하겠다"
16일 찾은 광주광역시 광산구 진곡산업단지 내부 도로. 빗물이 고인 인도 가장자리엔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 있었다. 전봇대 아래 좁은 공간마다 잡초가 빽빽하게 들어찼고, 일부 구간엔 민들레와 이름 모를 들풀이 사람 키에 육박할 정도로 자라났다. /임지섭 기자 ljs@namdonews.com

"산업단지 곳곳에 잡초 관리가 안돼요. 쓰레기도 많이 버려져 있습니다."

18일 찾은 광주광역시 광산구 진곡산업단지 내부 도로. 지역 대표 산업단지 중 하나인 이곳의 인도 가장자리엔 잡초가 빗물이 고인 채 무성하게 자라 있었다. 전봇대 아래 좁은 공간마다 잡초가 빽빽하게 들어찼고, 일부 구간엔 민들레와 이름 모를 들풀이 사람 허리를 넘을 정도로 높이 자라났다.

인도는 관리의 손길이 닿지 않은 듯한 모습이다. 공장과 공장 사이 틈새 공간에는 폐자재, 타일, 쓰레기가 담긴 비닐봉투 등이 쌓여 있었고, 일부는 빗물에 젖어 흙과 뒤엉켜 불쾌한 냄새가 났다.

화물차가 가득한 좁은 도로에는 차와 들풀 사이 겨우 한 사람 지날 폭만 남아 있어 보행이 어려웠다. 인도 없이 차선 바로 옆으로 걷다 보니 트럭과 사람의 거리는 30cm도 채 되지 않았다.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도로 환경은 이용자의 불편과 안전 문제를 동시에 안고 있었다.
 
/임지섭 기자 ljs@namdonews.com
진곡산단 내 음식점과 카페, 주택가 등이 밀집한 구역. /임지섭 기자 ljs@namdonews.com

음식점과 카페, 주택가 등이 밀집한 구역은 그나마 나아 보였다. 종아리 높이로 자란 풀이 곳곳에 있었지만 예초 상태는 비교적 양호했다. 다만 인근 주민 최현숙 (50·여)씨는 "기업 밀집 지역의 노동자들은 힘들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한 플라스틱 제조업체 근로자 이 모 씨(40대)는 산업단지 특성상 부지가 넓고 차로 이동할 일이 많아 큰 신경을 안쓰는 사람이 많지만, 걸어 다닐일도 분명 있다"며 "식사하러 이동할 때 차도로 걸어야 해 불편하다"고 했다. "일부 도로는 나무 뿌리가 인도를 뚫고 나와 걸려넘어질 뻔한 적이 있다"고도 했다.

산단 노동자 B씨(50대)는 "구청 등에 민원을 제기하면 예초를 해주지만, 관리 인력이 충분치 않아 보였다"고 토로했다.
 
/임지섭 기자 ljs@namdonews.com

진곡산단 관리기관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광주본부)이 맡고 있지만, 예초 관리는 광산구 도로관리 부서에서 진행한다.

다만 예초 담당 인력도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광산구에 따르면 진곡산단 구간을 포함한 예초 작업은 광산구 전체를 대상으로 순차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담당 관리 인력이 1명에 불과하고, 광산구 전체를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예초 업체를 매번 선정해 민원을 처리하는 방식이다. 1일 예초 관련 민원은 5~10건 정도로 전해졌다.

광산구 도로관리팀 관계자는 "이날 즉시 예초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6월 초 1차 작업을 마무리했고, 다시 현장을 점검해 풀이 많이 자란 구간부터 2차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확인된 예초 미비 구간은 추가 정비해 유지 관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임지섭 기자 ljs@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