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백 작가의 클래식 프리뷰] 카메라타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137년 역사 네덜란드 명문 교향악단
멘델스존·로타·브람스 실내악 향연
섬세한 사운드·낭만적 선율미 자랑
경인일보는 이달부터 12월까지 송하백 시민기자(현 작가)와 함께 경기지역에서 펼쳐지는 주요 클래식 공연을 독자 여러분께 전합니다. 매월 한편씩 엄선한 공연 프리뷰에 대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장마 소식이 들려옵니다. 화창한 날씨를 즐길 수 없는 것은 아쉽지만 비에 젖은 여름밤만의 정취가 또 있지요. 오늘은 이 여름밤의 사색을 더 깊게 만들어 줄 음악회를 소개합니다. 의정부예술의전당 ‘카메라타 로열 콘세르트헤바우’입니다.
‘카메라타 로열 콘세르트헤바우’는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이하 RCO)’ 단원들로 구성된 실내악단입니다. 클래식 음악이 친숙하지 않은 분들이라면 이 ‘RCO’라는 이름이 생소할 수 있겠습니다. RCO는 네덜란드에서 창단된 세계 최정상급의 교향악단으로, 무려 137년의 역사를 자랑합니다. 지난 2008년에는 베를린 필, 빈 필을 제치고 영국의 저명한 음악 평론지 ‘그라모폰’이 선정한 세계 오케스트라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RCO 연주의 백미는 바로 섬세한 사운드입니다. 이 장점은 RCO가 상주하는 공연장 ‘콘세르트헤바우’의 특성에서 기인했습니다. 콘세르트헤바우는 음향이 훌륭한 콘서트홀인데, 이 안에서 악기들의 소리가 워낙 잘 어우러지다보니 연주자들은 대규모 편성의 곡을 연주할 때도 실내악 공연을 할 때처럼 서로의 소리를 주의 깊게 들어야만 했고, 자연스레 악단의 사운드도 점점 더 촘촘해졌던 것이지요.
여기에 세련된 낭만성, 베르나르트 하이팅크와 같은 전설적인 지휘자의 지도, 현대음악 연주에 적극적인 태도 등이 지금의 RCO를 세계 최고 교향악단의 반열에 올려놓았습니다.
카메라타 로열 콘세르트헤바우의 공연은 이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의 음악을 실내악으로 만날 수 있는 드문 기회입니다. 구성원들은 모두 RCO의 정단원들로, 이 가운데에는 무려 30년 가까이 RCO를 지킨 클라리네티스트 하인 비디이크를 비롯해 수석 비올리스트, 수석 호르니스트 등도 있습니다.
연주회 1부에서는 멘델스존의 ‘클라리넷, 바셋 호른, 그리고 현악을 위한 협주소품’과 니노 로타의 9중주가 연주됩니다. 이중 니노 로타의 9중주는 감상의 희소성이 높습니다. 니노 로타는 이탈리아 태생의 유명 작곡가로 영화 ‘대부’ 시리즈의 음악이 모두 그의 작품인데요. ‘ 대부’로 제3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음악상을 받은 로타의 9중주는 그의 영화음악처럼 묘사력이 뛰어나고, 청자에게 긴장감과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2부에서 연주되는 브람스의 세레나데 1번은 브람스가 평생 처음으로 발표한 관현악 작품입니다. 베토벤을 존경했던 브람스의 음악에는 고전주의적 형식미와 짙은 낭만성이 공존하는데요. 이 곡을 쓸 당시 24살이었던 브람스는 ‘교향악의 아버지’ 하이든의 음악 연구에 몰두해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세레나데 1번에는 하이든의 고전적 작곡 기법을 사용한 흔적이 뚜렷하게, 또 브람스의 후기 작품을 예고하는 낭만적 선율미가 옅게 드러납니다.
카메라타 로열 콘세르트헤바우를 짧게 표현하라면 RCO의 ‘초소형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주 실력뿐만 아니라 고전-낭만-현대를 아우르는 프로그램 구성 측면에서도 그렇습니다. 섬세함, 과하지 않은 낭만성, 견고한 형식 속에 공존하는 자유로움. 조금 이르게 찾아온 장마와 절묘하게 어울리는 이번 공연을 놓친다면 아쉽겠지요.
모처럼 경기 북부 지역에 찾아온 훌륭한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연주와 함께, 빗소리와 함께, 이날만큼은 내 마음의 소리에 차분히 귀 기울여 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 사업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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