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요일'을 기다리며, #오운완 [달곰한 우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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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과 외계어가 날뛰는 세상.
먹요일, 직관적이고, 어감이 참 귀엽다.
먹요일이나, 오운완 같은 단어가 표준어로 인정받을 가능성도 높지 않다.
아, 나도 마음을 다잡고 '오운완'하고, '먹요일'에는 떡볶이를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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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욕설과 외계어가 날뛰는 세상. 두런두런 이야기하듯 곱고 바른 우리말을 알리려 합니다. 우리말 이야기에서 따뜻한 위로를 받는 행복한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먹요일’ 이란 단어가 있다. 무슨 뜻일까? 느껴지는 그대로 ‘먹는 요일’, ‘먹는 날’이란 의미로 몇 년 전 국립국어원이 제시한 순화어다. 체중 감량을 위해 식이 조절을 엄격하게 하다 보면 우리 몸이 지방을 저장하려 한다며, 그러지 않도록 가끔 마음껏 먹어 몸을 속이는(Cheat) 날, 치팅 데이가 필요하다고 많이 얘기하는데, 치팅 데이 대신 ‘먹요일’이란 단어를 써보면 어떻겠냐는 거다. 먹요일, 직관적이고, 어감이 참 귀엽다. 정말 기분 좋게 먹는 날이 될 것 같은 느낌.
다이어트와 운동에 대한 관심 속에 인터넷을 중심으로 자주 쓰이는 말로, ‘오운완’도 있다. 이건 ‘오늘 운동 완료’의 줄임말이다. 오늘도 목표를 달성했다며 사진을 찍고, #오운완을 덧붙여여 자랑도 하고, 스스로 각오도 다진다. 젊은 층에서 워낙 많이 쓰는 단어여서, 블로그와 커뮤니티, 뉴스 같은 콘텐츠를 두루 살펴봤을 때 2022년에만 83만회 언급됐다는 조사도 있다.(출처: 서울연구원) ‘오운완’ 역시 말맛이 있다.
하지만, 재미있고 많이 쓰이는 단어라 해도 어디서나 편하게 사용하는 건 아니다. 정확한 내용을 객관적으로,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전해야 하는 뉴스에서는 새말 사용이 쉽지 않다. 뉴스 빅데이터를 봐도 신조어는 사용빈도가 낮고, 언급될 때는 단어 자체를 소개하면서 그 시기의 사회상을 설명하는 식으로 쓰이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먹요일이나, 오운완 같은 단어가 표준어로 인정받을 가능성도 높지 않다. 전문 기관이 다듬어 발표한 말이라 해도, 대중이 많이 쓰지 않으면 생명력을 얻지 못하고(과거 ‘리플’을 ‘댓글’로 순화한 건 성공 사례다), 줄임말 형태 신조어의 경우, 본말이 함께 쓰이는 한 표준어 제정 규칙에 따라 인정받지 못한다.
그럼, 이런 단어의 사용은 의미가 없는 걸까. 물론 그렇지 않다. 각 분야에서 쏟아지는 새말을 관찰하고, 기존과 다른 표현을 시도하고, 더 쉽게 풀어낼 수 있는 순화어를 고민하는 건 우리 언어생활을 훨씬 더 풍부하게 만든다. 뉴스나 학술 논문에서의 정제된 언어와 또래끼리 쓰는 말, 온라인에서 사용하는 표현은 다르니까. 이미 존재하는 표준어만 사용해서는 담아낼 수 없는 감성들이 있으니까. 살아있는 생명체 같은 말글을 좀 더 열린 마음으로 대하면서, 감각적인 표현을 즐기고, 언어를 통해 소속감을 느끼고, 나아가 서로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며 소통한다면 말 뿐만 아니라 더 많은 것들이 달라질 것 같다.
아, 나도 마음을 다잡고 '오운완'하고, '먹요일'에는 떡볶이를 먹어야겠다.

최혜림 SBS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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