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박정환 9단, 2연패 ‘시동’…‘제48기 명인전’ 개막

허재경 2025. 6. 1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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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 챔피언'인 만큼 타이틀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지난해 전기 대회에서 생애 첫 '명인' 반열에 올랐던 박정환(32) 9단이 올해 '제48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개막식을 앞두고 밝힌 솔직한 속내였다.

그는 "최근 (상대전적에서 17연패까지 내몰렸던) 신 9단과 맞대결에서 승리하고 연패를 끊은 건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며 "컨디션도 좋아진 만큼 이번 '제48기 명인전'도 자신이 있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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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9단, 컨디션 상승세…2년 연속 우승 포부
명예 회복 다짐한 신진서 9단과 맞대결 ‘관심’
아마추어에도 문호 개방…국내 최대 기전 위상
제한시간 변경에 따른 뜻밖의 결과 가능성도
이성철(맨 오른쪽부터) 한국일보 사장과 곽상철 SG고려·SG신성건설 대표, 임설아 K바둑 전무,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 손용석 한국일보 상무 등이 18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열린 '제48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개막전 대국을 관전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18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제48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개막전 대국이 진행되고 있다. 홍인기 기자

“‘디펜딩 챔피언’인 만큼 타이틀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2년 연속 우승에 대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평소 내성적인 그의 성향을 감안하면 다소 의외의 의사 표시로 들렸지만 그만큼 전기 대회 우승자로서 타이틀을 방어하겠다는 강한 의지로도 풀이됐다. 지난해 전기 대회에서 생애 첫 ‘명인’ 반열에 올랐던 박정환(32) 9단이 올해 ‘제48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개막식을 앞두고 밝힌 솔직한 속내였다. 가장 강력한 도전자로 현재 세계 랭킹 1위인 신진서(25) 9단을 지목한 박 9단은 승산도 충분하다고 했다. 그는 “최근 (상대전적에서 17연패까지 내몰렸던) 신 9단과 맞대결에서 승리하고 연패를 끊은 건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며 “컨디션도 좋아진 만큼 이번 ‘제48기 명인전’도 자신이 있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국내 최고 권위의 바둑 기전인 ‘제48기 명인전’이 18일 개막식과 더불어 5개월여 동안의 본격적인 진검승부에 돌입한다. 이날 개막식엔 이성철 한국일보 사장을 비롯해 곽상철 SG고려·SG신성건설 대표이사와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 임설아 K바둑 전무 등이 참석했다. 이 사장은 이 자리에서 “명인전은 1967년 12월에 창설된 이후, 후원사가 바뀌고 잠시 중단됐던 시기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온 역사적인 대회이다”며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의 훈수 축사인 "'여러분이 놓는 수는 단지 돌이 아니라 그건 정신이고 품격이다'"면서 반상(盤上)의 '인생 명승부'를 당부했다. 곽 대표는 “한 판의 대국엔 인생이 담긴다고 한다”며 “진심이 담긴 대국을 통해 바둑팬들에게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울림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성철 한국일보 사장이 18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열린 '제48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개회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이번 ‘제48기 명인전’과 관련해선 베테랑들의 각축전이 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당장 박 9단의 2연패 달성 여부와 함께 신 9단의 명인 타이틀 재탈환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제46기 명인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신 9단은 “이번엔 후원사 시드를 받아서 출전하는 만큼, 더 잘해야 될 것 같다”며 “요즘엔 30대 강자들을 상대하는 게 쉽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작년에 아쉽게 떨어졌기 때문에 올해는 반드시 ‘명인’이 되고 싶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전문가들도 ‘제48기 명인전’ 전망에 대해 베테랑들의 각축전으로 관측하는 한편 예상치 못한 ‘깜짝 스타’ 탄생 가능성 또한 열어 놓고 있다. K바둑 채널에서 올해 ‘명인전’ 해설위원으로 나설 예정인 백홍석(39) 9단은 “객관적인 전력으로 볼 때 박정환 9단과 신진서 9단이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보인다”며 “다만, 변화된 방식에서 뜻밖의 승부가 펼쳐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18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제48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개회식 이후 대국이 진행되고 있다. 이날 개막전엔 한국기원 소속의 외국인(가운데) 선수도 참가, 눈길을 끌었다. 홍인기 기자

참가 문턱을 낮추면서 프로와 아마 통합 기전으로 기획된 올해 명인전은 대국 시간에도 변경을 가져왔다. 제47기 예선에선 각자 1시간과 1분 초읽기 추가 3회로 정해졌던 제한시간이 제48기 예선에선 시간누적(피셔)방식 30분에 추가 30초로 재설정됐다. 또 제47기 본선에선 각자 100분과 1분 초읽기 추가 3회로 구성됐던 제한시간이 제48기 본선에선 피셔방식 1시간에 추가 30초로 주어졌다.

한편 지금까지 47회 동안 이어졌던 ‘명인전’ 우승컵은 불과 11명에게만 돌아갔다. 지난 1967년 한국일보에서 창설한 명인전은 2007년부터 2016년까진 하이원리조트와 함께한 이후 2021년부턴 SG그룹과 동행하고 있다. 올해 열릴 ‘제48기 명인전’ 우승 상금은 7,000만 원, 준우승 상금은 2,500만 원이다.

허재경 선임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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