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설설] 이재명 대통령 개인기인가 각본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지 보름 됐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출발이 좋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불편하게 보시고 계십니까?
저는 이재명 대통령 행보를 보면서 역시 정치인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비정치인 출신이었던 윤석열 전 대통령과는 뚜렷하게 대비가 됐습니다.
정치인은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살죠? 거기다가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노출되면서 대중으로부터 주기적으로 심판을 받아야 합니다. 따라서 자신을 가공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마련입니다. 또 거기에 능해야 롱런을 할 수 있는 건 당연합니다.
이에 비해서 검찰은 법과 정의를 내세우며 사는 집단입니다. 대중들로부터 평가를 받을 일도 잘 없습니다. 감춰진 영역에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어쩌면 대중을 의식하는 행위 자체를 경멸하기까지 합니다. 정치인과는 정반댑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뒤에 참모들이 윤 대통령에게 건의를 했다고 합니다.
의전에도 시나리오와 연출이 필요하다. 전문가를 채용하자. 그랬더니 윤 대통령이 있는 대로 보여주면 된다며 반대를 했다고 합니다. 억지로 꾸밀 필요가 없다는 주의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있는 그대로 보여 주면 국민들이 박수를 쳐줄 것이라는 순진한 생각이었고 또 자신감에 차 있었다고도 볼 수 있었겠죠?
또 잘하면 잘하는대로 못하면 못하는 대로 국민들이 이해를 해 주리라고 믿었던 겁니다. 정치적 시각이 아닌 검찰의 시각이었던 겁니다.
검찰조직에서는 가공이 곧 조작이고 위증이 되지 않습니까? 그러니 거기에서 살면서 이를 죄악으로 생각했으니까 당연할 수 있습니다.
많은 문제들이 여기에서 발생했던 겁니다.
전임 문재인 대통령이 탁현민이라는 전문 연출가를 투입해서 모든 행사와 사진, 영상, 발표 메시지를 각본에 따라 치밀하게 연출했던 것과 너무도 큰 대조를 이뤘습니다.
많은 실수들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수재 현장을 방문하면서 정장 구두를 신고 가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벌어집니다.
대통령실에서 릴리스 되는 사진은 그야말로 날 것이었습니다. 제대로 스크린을 하면 나올 수 없는 사진들이 마구 쏟아졌습니다. 논란이 됐던 김건희 여사의 개 사과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김건희 여사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지시하는 듯한 영상들도 그대로 대중에게 노출됐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탁현민 전 비서관이 한 방송에서 재미난 이야기를 했습니다. 지난해 중반쯤 김건희 여사 쪽에서 연락이 왔다는 겁니다. 한 번 꼭 만나고 싶다고. 그래서 그 말을 되받아서 한번 꼭 만나고 싶지 않다고 했다는 겁니다.
아마도 탁 비서관을 용산 참모로 영입하고 싶다는 뜻보다는 도움말을 듣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뒤늦게 연출의 필요성을 느낀 듯합니다.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뒤에 나오는 일련의 일정이나 메시지들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정말 연출 대가가 있구나. 제2의 탁현민이 있는가.
몇 가지를 돌아볼까요? 이재명 대통령은 국회에서 취임선서를 마친 뒤 첫 일정이 국회에서 고생하시는 환경미화원분들과 가진 환담이었습니다.
보수진영은 정말 허를 찔린 겁니다. 가장 힘든 현장에서 수고를 하시는 분들을 만나는 사진은 계엄에 지친 국민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왔을 겁니다.
그것도 대통령 부부가 쪼그려 앉아서 사진을 찍었잖습니까? 권위를 내려놓은 겁니다.
그리고 국회의장실에서 야당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졌는데요. 취임 첫날 행사로는 파격이었습니다.
여기서 무슨 특별난 여야 합의사항이 나올 것은 아니었습니다. 취임 첫날 야당 대표를 만났다는 것 자체가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봐야 할 겁니다.
야당을 대화의 상대로 생각한다는 선언적 의미로 해석하면 될 듯합니다. 전임 윤 대통령과 대비되도록 각본을 짠 겁니다.
물론 이런 기조가 계속 이어질지는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만 그것도 허를 찌르는 묘책이었음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리고 현충일 행사를 마친 뒤에는 시장을 방문했잖습니까? 시장은 상징성이 있는 곳입니다. 서민들이 주로 찾는 곳이죠? 아픔이 흐르는 곳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정치인들이 시장을 방문하는 것은 서민들의 아픔에 함께한다는 뜻을 품고 있습니다.
서민인 당신들과 나는 한편이다 이런 표시죠. 서민들이 박수 치는 것은 당연합니다.
또 한국거래소를 방문했는데요 이곳이 어떤 곳입니까. 우리 주식과 채권, 파생상품 시장을 모두 관리하는 곳입니다.
주식시세에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특히 젊은 층의 관심이 매우 큽니다. 이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강했던 청년층을 겨냥한 퍼포먼스였다고 봐도 무방할 듯합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이 대통령이 "주식으로 장난을 치면 패가망신하게 해 주겠다"고 선언했죠?
물론 쉽지는 않습니다. 이 시장 성격 자체가 장난을 치도록 법적으로 허가를 해 준 곳입니다. 물론 거짓과 조작으로 장난을 치는 것은 엄연한 법 위반입니다. 그래도 세력들은 법 테두리 내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장난을 치고 있습니다. 이 장난에 잘못 걸리면 큰 손실을 보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장난치지 말라고 강력히 경고했으니 20대에게는 멋진 멘트로 들리는 게 당연합니다.
그리고 국무회의도 관심을 끌었죠? 전 정부 국무위원들과 회의를 하자면 많이 불편했을 겁니다. 이름하여 적과의 동침이 되는 셈이니까 서로가 불편할 수밖에 없죠.
그런데 이 대통령이 이들과 김밥을 놓고 2시간 반 이상 마라톤 회의를 했잖습니까?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일하는 대통령 모습이 잡히지 않습니까?
거기다가 행정명령 1호가 비상경제TF 구성이었습니다.
결국 이 대통령은 취약 계층에 대한 포용과 경제 살리기로 정권을 시작하는 모양새가 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여론조사도 잘 나온 듯합니다. 첫째 주 조사에서 50대 후반부터 60%대 초반까지 나오는 듯합니다. 박근혜 윤석열 대통령 보다는 높게 출발합니다. 문재인 이명박 대통령보다는 낮지만 무난한 출발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외교에서 우려됐던 문제가 생기고 있습니다. G7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이 트럼프와 마주 앉지 못한 것이 큰 손실입니다.
트럼프는 이시바 세게루 일본 총리와는 30분간 회담을 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각종 억측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미국 사정으로 한미 정상회담이 무산됐지만, 뒷맛이 개운치가 않게 됐습니다. 그래도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것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이 대통령이 이 회담에서 "미래지향적으로 더 나은 관계로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말해 앞으로 서울과 도쿄를 오가는 한일 정상 셔틀 외교가 복원될지 관심입니다.
대북 문제에서도 전 정부와는 전혀 다른 길을 가고 있습니다.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과 함께 대북전단 살포를 엄정하게 대처하도록 이 대통령이 관계 부처에 지시를 했습니다.
일단 접경지역 주민들은 크게 반기고 있습니다. 일련의 조치들이 평화와 남북 공동 번영의 신호탄이 될지는 아직 두고 봐야 할 듯합니다.
출범한 지 2주밖에 지나지 않은 짧은 기간인데다 지난 정부의 국무위원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어서 이재명 정부의 정책 방향을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이 대통령은 선거기간 동안 소통과 통합의 리더십을 강조했습니다. 집권 기간 동안 이 기조가 이어진다면 국민들로부터 상당한 지지를 얻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정치는 잔인해야 한다고 한 말을 들어서 정치 보복이 횡행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기도 합니다. 어떻게 될지 다 함께 지켜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