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45년 전 동해안 최북단서 침몰한 해경 72정…꼭 인양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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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꼭 인양했으면 합니다."
18일 강원 고성군 거진읍 앞바다 속초해경 경비정 P-88정 갑판에 발 디딘 조병주 씨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조씨는 45년 전 이곳에서 침몰한 속초해경 72정에 타고 있던 고(故) 조병섭 경장의 동생이다.
최승영 속초해경 홍보팀장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인양을 위한 사전 연구 용역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향후 용역 결과를 토대로 최종 인양 가능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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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해군, 72정 인양 위한 수중 현장 조사 실시
(강원 고성=연합뉴스) 류호준 기자 = "이번에는 꼭 인양했으면 합니다."
18일 강원 고성군 거진읍 앞바다 속초해경 경비정 P-88정 갑판에 발 디딘 조병주 씨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조씨는 45년 전 이곳에서 침몰한 속초해경 72정에 타고 있던 고(故) 조병섭 경장의 동생이다.
해경과 해군은 이날 합동으로 72정 인양을 위한 수중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속초해경 60t급 경비정인 72정은 1980년 1월 23일 고성 앞바다에서 경비 임무를 수행하던 중 기상 불량과 항해 장비 고장에 따른 항로 착오로 200t급 다른 경비정인 207함과 충돌해 침몰했다.
이 사고로 배에 타고 있던 고 조병섭 경장을 비롯해 경찰관과 전투경찰 등 승조원 17명 전원이 순직했다.
신군부가 1979년 12.12 군사 반란으로 권력을 잡은 지 40여일 만에 발생한 이 사고는 오랜 기간 베일에 싸여 있었다.
그러던 중 2018년 언론 보도를 통해 공론화됐다.
이후 유족들은 국민 청원 등을 통해 조속한 선체 인양과 유골 수습을 촉구했고, 해경은 2019년 선체를 발견했다.
선체가 발견된 곳은 침몰 추정 해점에서 북쪽으로 1㎞ 정도 떨어진 곳으로 수심은 100여m다.
선체 발견으로 유해 수습과 인양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예산 삭감 등으로 선체 인양은 현재까지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역구 국회의원인 이양수 국회의원도 매년 국정감사를 통해 해경 측에 예산 반영을 촉구하고 있지만,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던 중 해양경찰청이 지난 4월 해군 측에 인양 가능성 검토를 위한 현장 조사를 요청했고, 이날 조사가 이뤄졌다.
해경 72정 유가족협의회를 결성하고, 대표를 맡기도 했던 조병주 씨는 이날 현장 조사를 직접 참관했다.
조씨는 "새 정부가 들어서고 인양에 이렇게 관심을 가져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먼저 드린다"며 "유가족이 한 분이라도 더 살아계실 때 인양을 꼭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족들이 고령인만큼 하루빨리 인양이 조속히 했으면 좋겠다"며 "지금이라도 인양에 나선 해군과 해경 측에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 드린다"고 덧붙였다.
잠수함구조함 강화도함과 ROV(원격조종 수중 로봇) 및 포화 잠수시스템을 활용해 사람이 직접 바다에 들어가 1시간 30분간 선체 외부 탐색과 선체 상태 확인을 진행했다.
포화 잠수시스템은 바다 깊은 곳에 탐색하기 위해 몸을 혼합기체(산소+헬륨)로 만들어 PTC(인원 이송 캡슐)를 타고 직접 잠수하는 방식이다.
과거 인양 방안과 비용 등을 산정하기 위해 연구 용역을 진행한 적이 있지만, 사람을 직접 수중에 투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조사는 인양 검토 연구 용역을 위한 기초 자료 수집에 초점을 맞추고 진행했다.
최승영 속초해경 홍보팀장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인양을 위한 사전 연구 용역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향후 용역 결과를 토대로 최종 인양 가능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r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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