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에도 노조 출범…플랫폼 노조 힘 합치나
플랫폼 업계 긴장…노란봉투법 향방에도 촉각
(시사저널=허인회 기자)

쿠팡그룹에 본사와 모든 계열사를 포괄하는 통합 노동조합이 출범하면서 사측과의 관계 설정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쿠팡의 성과 중심 문화에 대한 구조적 문제 제기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국내 대표 정보기술(IT) 회사로 꼽히는 '네카라쿠배'(네이버·카카오·라인플러스·쿠팡·배달의민족) 가운데 마지막으로 쿠팡까지 노조 체계를 갖추면서 향후 플랫폼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 노조는 전날 '쿠팡그룹 노동조합 쿠니언(Cou-nion)'의 출범을 공식 선언했다. 쿠팡 내 사무직을 중심으로 결성된 노조로, 민주노총 산하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쿠팡 지회로 활동한다.
쿠팡에는 물류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와 배송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에 각각 기업별 노조가 설립된 바 있다. 하지만 전 계열사 직원을 포괄하는 통합 노조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본사 사무직과 현장 관리직 등이 중심이지만 직군에 상관없이 쿠팡의 모든 계열사 직원들이 가입할 수 있다는 것이 쿠팡 노조의 입장이다.
이들은 창립선언문을 통해 "고객에게 '와우'를 선사한다는 고객 우선, 회사 성장의 명분 아래 직원 희생이 당연시돼선 안 된다"며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받고 노동자로서의 정당한 관리를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포괄임금제 폐지 △인센티브 정책과 연봉 인상률, 수익 등의 투명한 공개 및 공정한 결정 △최하위 평가 등급 비율 강제 할당 폐지 등의 요구 사항도 선언문에 담았다.
향후 쿠팡 사측의 대응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간 쿠팡은 택배 노동자들과 크고 작은 갈등을 빚어왔다. 하지만 이들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구분돼 단체교섭권이 없기 때문에 사측과의 대화에서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나 통합노조의 경우엔 단체교섭권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쿠팡 내 기존 노조들과의 조율이 필요한 상태다.
쿠팡은 통합 노조의 출현에 더해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의 향방도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란봉투법은 하청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고 사용자가 노동자에게 무분별하게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직접 고용 형태에서 벗어나 있는 플랫폼 노동자들이 플랫폼 본사와 교섭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 두 차례 국회를 통과했지만 재의요구권 행사로 입법이 무산된 바 있다.
노란봉투법과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대법원 판례가 이미 (필요성을) 인정하는 법안이다. 국제노동기구도 다 인정하고 있다"며 "노란봉투법은 당연히 해야 한다"고 답했다. 현 정부에서 재추진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현 상황에서 노란봉투법이 제정될 경우 원청 교섭권이 확대된다. 이는 물류 분야 노조와 쿠팡 간 교섭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교섭이 결렬되면 노조는 파업권을 확보할 수 있다. 다수의 특수고용직 노동자를 간접 고용 중인 쿠팡이 노란봉투법을 주시하는 이유다.

카카오·네이버에 커지는 노사 갈등
국내 대표 IT 기업인 '네카라쿠배' 가운데 쿠팡이 사실상 마지막으로 노조 체제를 갖추게 되면서 향후 플랫폼 업계의 노사 관계에도 관심을 집중되는 모습이다.
최근 플랫폼 업계의 노사 관계는 밝지 않은 상황이다. 카카오 노동조합 크루유니언은 지난 11일 사상 이래 첫 파업을 선언했다. 이번 파업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임금·단체협상이 최종 결렬된 데 따른 것이다. 노조는 지난 11일 2시간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오는 25일 전면 파업을 예고했다. 하지만 전날 사측과 교섭을 진행하며 파업 일정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네이버 노조도 현재 사측과 갈등을 빚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최인혁 전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최근 테크비즈니스 부문 대표로 복귀하자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네이버 노조는 집회를 통해 최 전 COO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플랫폼 기업 노조의 움직임이 기존과 다른 점은 연대를 통해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카카오 노조는 네이버 제2사옥 앞에서 열리는 네이버 노조 집회에 참석하며 연대의 뜻을 함께 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플랫폼 기업들이 노조 체제가 갖춰지면서 향후 IT 업계 전반의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해 한 목소리를 낼 가능성도 적지 않다"며 "동시다발적 갈등이 터져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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