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곡로] 실용외교와 한미일 삼각공조

이승우 2025. 6. 18.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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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첫 정상외교 행보에서 한일 관계 개선의 첫발을 뗐다.

이처럼 긍정적인 한일 관계 기조는 이 대통령이 천명한 '실용 외교' 원칙을 국제무대 데뷔전에서부터 증명한 것으로 해석됐다.

오히려 한일 관계는 사실상 첫 정권 교체의 주역이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 때 눈에 띄게 개선됐다.

김 전 대통령은 이른바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통해 양자 관계 강화의 전기를 만들었고 해방 이후 수십 년간 금단의 대상이던 일본 대중문화를 개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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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첫 정상외교 행보에서 한일 관계 개선의 첫발을 뗐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별도로 대좌한 자리에서다. 한일 정상은 양국 관계를 '뗄 수 없는 이웃', '중요한 파트너'로 규정하고 적극적인 관계 회복 의지를 보였다. 무엇보다 두 정상이 '셔틀 외교' 복원을 비롯한 양자 관계 강화에서 나아가 '한미일 삼각공조'를 발전시키기로 약속한 점이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 이시바 일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 (캐내내스키스[캐나다]=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6.18 hihong@yna.co.kr

예상보다 더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 합의라는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이를 기념하듯 회담 당일 한미일 삼국은 한반도 인근에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연합 공중훈련을 했다. 특히 한일 회담 결과를 다소간 우려 속에 주목해온 미국에 청신호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미국 내에선 새 정부의 한미일 공조 이행 의지를 의심하는 시각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미국 조야에서 미일동맹·한미동맹보다 관심 두는 부분이 '한미일 삼각동맹'(US-Japan-ROK trilateral alliance)이다. 주요 싱크탱크와 로비스트가 몰린 워싱턴DC의 'K-스트리트'에서 동아시아 안보의 키워드로 매일 거론되다시피 하는 용어다. 반대로 지금의 한일 간 훈풍은 중국으로선 달갑지 않은 흐름이다.

미국의 세계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한미일 공조는 핵심 축이다. 중국의 부상을 견제할 최대 무기여서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놓고 보면 대륙 세력인 북한-중국-러시아와 해양 세력인 한미일이 맞서는 구도가 상호 억지력을 최대화할, 삼국지의 '삼분지계' 같은 황금 구도로 여겨진다. 미국도 한일 간 민감한 과거사를 잘 알고 있기에 말조심하지만, 궁극적 목표는 한미일 삼국의 전략자산이 공조를 넘어 한 몸처럼 움직일 수 있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이번 한일 회담 결과는 향후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처럼 긍정적인 한일 관계 기조는 이 대통령이 천명한 '실용 외교' 원칙을 국제무대 데뷔전에서부터 증명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과거사 문제도 거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낡은 이념이나 구원보다는 당장 앞에 놓인 난제들을 해결하고 실익을 취하는 게 전체 국익에 도움 된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 대통령은 '미래'라는 단어를 자주 거론하고 있다.

역대 우리 대통령들은 이념과 정파에 상관 없이 '반일' 기조를 정국 전환의 정치적 묘수로 활용했다는 게 정설이다. 젊은이들 속어로 말하면 '치트 키'인 셈이다. 이승만·박정희·노무현·이명박·문재인 전 대통령 등 대부분이 그랬다. 특히 김영삼 전 대통령은 국제사회에서 과하다는 평가도 받았다. "버르장머리를 고쳐놓겠다"라는 말도 했다. 외교 언어에는 격식과 모호성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 외교의 얼굴인 국가원수가 공개적으로 썼다고 믿기지 않는 표현이었다.

오히려 한일 관계는 사실상 첫 정권 교체의 주역이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 때 눈에 띄게 개선됐다. 김 전 대통령은 이른바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통해 양자 관계 강화의 전기를 만들었고 해방 이후 수십 년간 금단의 대상이던 일본 대중문화를 개방했다. 임기 말년엔 일본과 손잡고 역사적인 월드컵 공동 개최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 대통령 역시 DJ-오부치 선언을 바람직한 것으로 평가하면서 합리적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반일 감정은 문자 그대로 '감정'이다. 누군가를 마냥 감정적으로 미워하기만 한다면 절대 그를 이길 수 없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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