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0억짜리 '관광명소' 울진 죽변스카이레일, 말썽레일?
툭하면 고장에 운행 중단 말썽
올 3월 정기 안전검사 '부적합'
70일 넘게 멈춰 지역경제 타격
위탁 운영 민간업체, 군과 갈등
배임 혐의로 고발돼 경찰 수사도

경북 울진군이 290억6,000만 원을 들여 죽변면 해안 2.4㎞따라 설치한 모노레일 '죽변해안스카이레일(스카이레일)'이 연 34만 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지만 잇단 고장에다 법적공방으로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2021년 7월 개장 직후부터 선로에 문제가 생기는 등 여러 차례 중단했다가 올 3월에는 정기 안전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아 무려 74일간 멈췄다. 울진군과 위탁 민간업체는 재계약 문제로 1년 가까이 법적 다툼을 벌이다 급기야 군이 해당 업체 대표를 배임 혐의로 고발해 경찰 수사도 받고 있다.
개장부터 반쪽 운행…툭하면 중단
스카이레일은 울진군이 2017년부터 223억 원을 들여 죽변면 일대 해안 2.4㎞ 구간에 모노레일을 설치하고 전동차가 오갈 수 있도록 만든 관광시설이다. 최대 높이 11m에 4인용 전동차 60대, 승하차장 2곳(죽변∙후정) 등을 갖추고 2021년 7월 준공해 민간업체에 맡겨 운영하고 있다. 전동차 내부 에어컨 설치와 하부 구조물 도색 공사 등으로 67억6,000만 원이 추가돼 지금까지 290억6,000만 원이 투입됐다.
바다 위를 달리며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덕에 개장 이후 3년 간 누적 탑승객 100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자랑하며 지역경제에도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 2.4㎞구간 중 1.4㎞만 운행해 혈세낭비라는 지적을 받았고, 선로 문제와 높은 파도 등으로 자주 운행을 멈춰 빈축을 샀다. 개장 직후부터 전동차나 선로에 문제가 생겨 운행을 중단했고 2023년과 2024년에도 전동차나 전원공급레일에 문제가 발생해 멈췄다. 지난 3월에는 매년 한 차례 실시하는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정기 안전검사에서 차량에 과전류가 감지돼 부적합 판정을 받았고 무려 74일간 운행을 중단했다.

스카이레일 인근 한 상인은 “이달 초 운행을 재개했지만 너무 오래 멈췄고 5월 연휴 특수를 놓쳐 일대 상가들도 피해를 봤다”면서 “툭하면 중단해 안전하지 못한 시설로 소문날까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울진군·운영업체, 1년 가까이 갈등
상황이 이런데도 스카이레일은 시설물 주인인 울진군과 위탁 운영하는 민간업체 사이 재계약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다.
울진군은 운영업체의 정산 자료 제출 거부 등을 이유로 지난해 8월 1일 3년 간의 계약을 끝내자, 업체는 같은날 대구지방법원에 울진군의 재계약 거부를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맞서 군은 같은해 11월 관할 법원인 대구지법 영덕지원에 운영업체를 상대로 시설물 반환을 요구하는 인도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울진군은 운영업체 대표가 스카이레일에 전동차를 납품하는 H사의 대표를 겸직하며 군과 협의 없이 H사와 기술 지원 및 용역 협약을 체결해 거액의 수수료와 소모품 비용을 지급하고는, 영업비밀과 개인정보 등을 이유로 세부내역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군에 따르면, 스카이레일은 운행 첫해인 2021년 11억2,752만 원, 이듬해 34억2,019만 원, 2023년 34억5,859만 원의 매출을 각각 올렸다. 그러면서 이 기간 H사에 소모품 비용과 수수료로 2021년 6억1,749만 원, 2022년 20억1,591만 원, 2023년 18억5,960만 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의 절반 이상을 수수료와 소모품 비용을 지급하는 바람에 영업이익은 첫해 2,962만원, 이듬해 2억5,931만 원, 2023년 3억6,724만 원에 그쳤다. 스카이레일은 이익금이 연간 3억 원을 초과하면 이윤의 20%를 지역 사회에 환원하기로 했으나, 2년 간 이에 못 미쳐 내지 못했고 6,724만 원을 초과한 2023년도 분은 울진군과 갈등으로 보류됐다.

운영업체는 비용을 투명하게 처리했는데도 군이 H사의 재무 자료까지 무리하게 요구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운영업체 관계자는 "재계약 시점이 도래하기 전에 반드시 경영 평가를 실시하고 특별한 하자가 없으면 연장하도록 돼 있으나 일방적으로 종료됐다"며 "개장 후 별말 없다가 2022년 지방선거로 군수가 바뀐 뒤 스카이레일 운영과 관련 없는 자료를 요구하고 제출을 거부한다며 생트집을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울진군 "스카이레일 반드시 돌려 받는다"
울진군은 스카이레일 운영업체와 법정 다툼과 별개로 대표 A(63)씨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군은 개장 이듬해 매출이 3배 이상 늘었는데도 영업이익이 2억~3억 원에 불과하고 A씨가 군과 협의 없이 자신이 대표로 겸직하는 H사에 거액의 용역비를 지급한 것은 고의성이 짙다고 판단했다.
울진군민들은 가뜩이나 안전 문제로 운행 중단이 잦은데다 군과 운영업체간 갈등이 계속되자 파행 운영을 걱정하고 있다. 실제로 스카이레일 운영업체는 지난 3월 정기 안전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이 나오자 웹사이트에 "울진군이 중단시킬 목적으로 교통안전공단에 민원을 넣었다"며 군과 갈등으로 강제 휴장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울진군은 위·수탁 계약 때 지출 범위를 정확히 명시하지 않은 점을 인정하면서도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군민 재산으로 환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울진군 관계자는 ”계약 만료의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법적 대응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290억이 넘는 혈세가 투입된 만큼 신속히 시설물을 반환 받아 조속히 정상화하고 안정적인 운영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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