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살 가능성’ 언급한 트럼프 “항복하라”…하메네이 “이스라엘에 자비 없다”
트럼프 “이란 최고지도자 어디 숨은지 정확히 알아…인내심 점점 바닥”
하메네이, 트럼프 경고에도 이스라엘 보복 공격 예고…“전투는 시작됐다”
(시사저널=강윤서 기자)

이란-이스라엘 전쟁이 엿새째 이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압박을 최고조 수위로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향해 '암살 가능성'을 암시하며 항복을 요구했지만, 하메네이는 해당 경고에도 이스라엘을 향한 '보복 공격'을 예고하면서 맞섰다. 미국이 이란과 협상보다 군사 작전을 치를 가능성이 있다는 외신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소위 최고지도자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며 "그는 쉬운 표적이지만 거기서 안전할 것이다. 우리는 적어도 지금은 그를 제거(사살)하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이란이) 민간인이나 미군을 겨냥해 미사일을 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우리의 인내심은 점점 바닥나고 있다"고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별도 게시물에서 "이제 우리는 이란 상공에 대한 완전하고 전면적인 통제를 확보했다", "무조건적으로 항복하라!(UNCONDITIONAL SURRENDER!)"라고도 썼다. 이란에 대한 게시물을 연이어 올리면서 이란의 무조건적 항복과 하메네이 사살 가능성도 언급한 것이다. 이로써 미국이 이란과 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하메네이가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 이후 낸 첫 메시지는 이스라엘을 향한 보복 공격을 예고하는 내용이었다. 미국의 군사 개입 가능성 커지자 이란이 중동 지역의 미군기지를 공격할 태세를 갖춘 것으로 보인다.
하메네이는 18일 엑스(X)에 "알리가 카이바르로 돌아왔다"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올렸다. 이 사진에는 한 남자가 칼을 쥔 채 성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이는 시아파 이슬람의 초대 이맘 알리(시아파에서 인정하는 초대 지도자)가 7세기에 유대인 도시 카이바르를 정복한 이미지로 풀이된다.
하메네이는 이어 "우리는 테러리스트 시오니스트 정권(이스라엘) 정권에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 우리는 시오니스트들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을 것"이라며 이스라엘을 위협했다. 또 다른 게시물에선 "전투가 시작된다"라고 밝혔다. 하메네이는 쿠란의 한 구절을 인용해 "알라의 도움과 임박한 정복이 있을 것(쿠란 61:13)"이라고 경고했다.
하메네이는 이스라엘 기습 공격 후 닷새가 지난 이날까지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일부 이란 반(反)체제 매체는 그가 지하 벙커에 가족과 함께 숨어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란, 미군 개입 시그널에 중동 미군기지 공격 준비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이란은 미국 개입에 대비한 전투태세를 갖추고 있는 모습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당국자들을 인용, 미국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지원할 경우에 대비해 이란도 미군기지를 타격하기 위한 미사일 등 군사 장비를 마련해놓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17일 보도했다.
미국의 군사 개입은 '벙커버스터'로 불리는 공중 투하용 초대형 관통 폭탄(MOP·Massive Ordnance Penetrator)을 B-2 스텔스 전략폭격기에 실어 이란 포르도의 지하 핵시설을 타격하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아울러 이란 내 지상 작전을 수행하는 이스라엘 특수부대를 공중 엄호하는 방식도 유력하다고 NYT는 분석했다.
지난 13일 선제 공습한 이스라엘은 교전 초기 기습적인 미사일 공격으로 나탄즈를 비롯한 이란 내 주요 핵시설을 난타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이란의 핵무기 개발이 얼마나 타격을 받았을지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란은 농축우라늄을 여러 장소의 지하 터널에 분산 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미국이 벙커버스터를 투하하거나 이스라엘군을 공중 엄호해 이란 핵시설을 추가 타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은 항공모함을 추가 배치하고 30여대의 공중급유기를 전개했는데, 이는 미군 기지를 보호하는 전투기를 지원하거나 이란 핵 시설 공격시 폭격기의 항속거리를 늘리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이란 정부의 고위관계자들도 NYT를 통해 이라크를 비롯한 중동 지역의 미군 기지들을 보복할 가능성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이스라엘의 강한 요구를 받으면서 군사 개입 시점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 데 따른 결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아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지난 16일 성명에서 "우리의 적들은 군사적 공격으로는 어떠한 해결책도 낼 수 없으며, 이란 국민에게 자신들의 의지를 강요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락치 장관은 유럽 국가들의 외교 장관들과 전화 통화에서도 '확전할 경우 그 책임은 이스라엘과 주요 후원국에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아랍에미리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들의 미군기지를 '고도의 경계 태세'로 전환했다고 NYT는 보도했다. 중동 지역에는 미군 4만 명 이상이 주둔 중이다. 이란은 이들 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사정거리 내 배치해뒀다.
이에 미국 당국자들 내부에선 분쟁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이 이란 핵 시설 포르도를 공격할 경우 이란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선박 공격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고, 이라크와 시리아의 친이란 민병대가 미군 기지를 공격할 수 있다고 당국자들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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