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호 “공직후보자들 차별·혐오에 맞서야”···인권단체 “본인부터”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국제 혐오표현 반대의 날’을 맞아 혐오 표현 대응에 정부와 정치권이 앞장서야 한다는 성명을 냈다. 인권단체는 “안 위원장 스스로나 돌아보라”고 비판했다.
안 위원장은 18일 ‘국제 혐오표현 반대의 날 인권위원장 성명’을 내고 “혐오표현이 인권을 침해하고 민주주의 근간을 훼손하는 문제임을 모두가 엄중히 인식해야 한다”며 “정부와 정치권이 앞장서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은 유엔이 2021년 혐오 표현에 대해 국제사회가 공동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선포한 ‘국제 혐오표현 반대의 날’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올해 혐오표현 반대의 날 메시지에서 “혐오 발언은 사회라는 우물에 독”이라며 “혐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강력한 국제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도 성명에서 “혐오표현은 특정 집단이나 개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조장함으로써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를 훼손한다”며 “단순한 발화의 문제가 아니라 인권의 문제이자, 사회의 안정과 평화 유지, 다양성과 포용성 확장의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중에 대한 노출과 영향력을 고려할 때 공직 후보자와 정치인은 누구보다 차별과 혐오를 경계하고, 혐오 표현에 맞설 책임이 있다”며 “정부와 정치권이 앞장서서 혐오표현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과 제도를 만들어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권단체 등에서는 ‘조고각하(자기 발밑을 잘 보라는 뜻의 사자성어)’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안 위원장이 자신의 저서에서 ‘차별금지법이 도입되면 에이즈·항문암·A형 간염 같은 질병 확산을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하고, 공직 후보자 신분이던 지난해 9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동성애는 공산주의 혁명의 핵심 수단”이라고 발언한 것을 다시 비판했다.
몽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위원장은 “안 위원장은 지난해 인사청문회에서 다양한 소수자를 향한 노골적 혐오를 드러냈고, 인권위원들의 혐오 표현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대처하지 않았다”며 “혐오표현에 대해 기업·시민사회·정치인 등 모두가 단호하게 대응해 달라고 당부하는 성명 자체가 모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고각하’라는 말을 돌려주고 싶다. 안 위원장이 비판하는 ‘공직 후보자’의 모습이 바로 본인”이라고 덧붙였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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