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영화로 만나는 세월호 잠수사 이야기

장유진 2025. 6. 18.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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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얘길 왜 그렇게 많이 해?"/ "멋지잖아요. 백두산과 만주 평원을 달리는 호랑이. 저랑 딱 맞는 것 같습니다."- '거짓말이다' 373쪽.

세월호 침몰 참사 현장의 민간 잠수사들을 담아낸 영화 '바다호랑이'.

높은 곳을 향해 오르는 것보다 침잠한 진실을 찾으려 깊은 곳으로 내려갔던 '바다호랑이' 잠수사가 이달 책과 영화로 우리 곁에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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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얘길 왜 그렇게 많이 해?”/ “멋지잖아요. 백두산과 만주 평원을 달리는 호랑이. 저랑 딱 맞는 것 같습니다.”- ‘거짓말이다’ 373쪽.

높이가 아닌 깊이를 알았던 ‘바다호랑이’ 잠수사의 이야기가 스크린에 오른다. 2014년 봄 세월호 침몰 참사 현장에 달려갔던 민간 잠수사들을 담아낸 영화 ‘바다호랑이’가 오는 25일 개봉해 관객들을 만난다.
세월호 침몰 참사 현장의 민간 잠수사들을 담아낸 영화 ‘바다호랑이’.

세월호 침몰 참사 현장의 민간 잠수사들을 담아낸 영화 ‘바다호랑이’.

영화 ‘바다호랑이’는 진해 출신 김탁환 작가의 소설 ‘거짓말이다’를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책은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 작업에 나섰던 고(故) 김관홍 잠수사의 이야기를 저자가 직접 듣고 옮겨 쓴 르포르타주(기록 문학) 형식의 소설이다. 이번 영화의 제목 ‘바다호랑이’는 김 잠수사가 생전 스스로에게 붙인 별명이기도 하다.

극의 중심인물 나경수 잠수사는 거대 여객선의 침몰 사고 직후 동료 잠수사로부터 다급한 연락을 받고 맹골수도로 내려간다. 그는 좁은 선내를 헤치고 들어가 아이들의 마지막 순간을 목격하고 품에 끌어안아 뭍으로 올라오기를 반복했다.

영화 ‘바다호랑이’의 원작소설 ‘거짓말이다’.

영화 ‘바다호랑이’의 원작소설 ‘거짓말이다’.

어둠 속 마주한 앳된 얼굴들이 잊히지 않아 몸에 무리가 올 정도로 심해를 들락거렸지만, 나 잠수사를 기다린 건 시체 한 구당 500만원을 받지 않았느냐는 비난과 동료인 류창대 잠수사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받는단 소식이다. 집필 전 실제 민간 잠수사들의 목소리를 모았던 김탁환 작가는 원작이 처음 출간됐던 2016년 “현실은 소설보다 훨씬 참혹하다”는 작가의 말을 남겼다.

이번 영화는 ‘말아톤’을 연출했던 정윤철 감독이 각본을 쓰고 메가폰을 잡았다. 나경수 잠수사 역은 이지훈 배우, 류창대 잠수사 역은 손성호 배우가 맡아 열연했으며 박호산 배우도 오 대령 역으로 극의 깊이를 더했다.

정 감독의 시나리오 작업은 원작이 출간된 2016년에 시작됐으나 투자에 난항을 겪고 코로나19 팬데믹 상황까지 더해져 제작이 늦어졌다. 그에 굴하지 않은 감독의 도전적인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력, 그리고 시민들의 후원을 통해 ‘바다호랑이’는 빛을 보게 됐다.

영화 ‘바다호랑이’는 2021년 4·16 재단 문화콘텐츠 공모전에서 장편 극영화 시나리오 부문에 당선됐으며, 올해 열린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작으로 선정돼 전석 매진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이번 개봉에 맞춰 18일 원작 소설 ‘거짓말이다’의 재출간도 진행된다. 김탁환 소설가는 영화화를 기념하고자 책의 문장을 다듬고 새로운 ‘작가의 말’을 써 다시 한번 책을 편다. 높은 곳을 향해 오르는 것보다 침잠한 진실을 찾으려 깊은 곳으로 내려갔던 ‘바다호랑이’ 잠수사가 이달 책과 영화로 우리 곁에 찾아온다.

장유진 기자 ureal@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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