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윤석열 살리고 내란 엄호하려는 노골적 의도 충격”

고경태 기자 2025. 6. 18.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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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국회 ‘인권위와 내란세력’ 토론회…홍성수 교수 발제문서 주장
지난 2월10일 윤석열 방어권 보장 안건에 찬성한 인권위원들. 왼쪽부터 안창호 위원장, 김용원 상임위원, 한석훈·이한별·강정혜 위원.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인권에 대한 신념과 전문성이 충분한 인권위원들이었다면 그런 무리한 결정에 가담할 수 있었을까? 결국 인권위원이 문제다.”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권고문으로 권위와 신뢰가 추락한 채 세계국가인권기구연합(GANHRI, 간리) 특별심사를 받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대해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법학)가 “인권위원들이 문제”라는 진단을 내렸다. 문제가 되는 인권위원은 5명이다. ‘윤석열 방어권 보장’ 권고안이 공정한 판단의 결과물이라고 강변하는 안창호 위원장과 잦은 폭언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김용원 상임위원,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발언을 전원위원회에서 처음으로 하고 왜곡보도 탓을 하는 한석훈 위원, 김용원 위원 편만 든다는 평을 듣는 이한별 위원, ‘윤석열 방어권’ 안건을 놓고 반대로 돌아섰다가 결국 찬성표를 던진 강정혜 위원이다.

홍성수 교수는 1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제4간담회의실에서 열리는 토론회에서 “인권위는 어떻게 내란세력을 옹호했나”를 주제로 발제문을 발표한다. 이 토론회는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과 인권위 바로잡기 공동행동,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이 공동주최한다.

1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제4간담회의실에서 열리는 ‘인권위는 어떻게 내란세력을 옹호했나’ 토론회 홍보 포스터. 인권위 바로잡기 공동행동 제공

토론회를 앞두고 미리 확인한 발제문을 보면, 홍 교수는 비상계엄과 관련된 사건 일지와 “대통령을 탄핵한다면, 국민은 헌법재판소를 두들겨 부수어 흔적도 남김없이 없애 버려야 한다”는 등의 김용원 상임위원 페이스북 내용을 정리해서 보여준 뒤 비상계엄 옹호 안건의 초안과 최종 결정문을 비교·분석했다. 홍 교수는 김용원·한석훈·김종민(현재 사임)·이한별·강정혜 위원이 제출한 초안(계엄 선포로 야기된 국가의 위기 극복 대책 권고의 건)을 보면 “인권위가 계엄 옹호 결정을 하게 된 배경과 진정한 목적이 투명하게 드러나 있다”며 “인권과 무관한 내용이 즐비하고, 계엄을 옹호하고 탄핵을 반대하기 위한 ‘정치적’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초안에 제시된 “국회는 극히 비정상적인 행태로 탄핵 소추권을 남용하고 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지금까지 국회가 야당의 의석 숫자를 무기 삼아 정당한 사유 없이 탄핵 소추안 발의를 남용하여 온 것은 국헌문란으로 볼 수 있다고 할 것”이라는 내용 등을 예로 들었다. 홍 교수는 이런 내용이 “인권과 무관한 정치적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또 “대통령 윤석열에 대한 형사소송이 상당한 정도로 진행될 때까지 심판절차를 정지함이 상당하다”, “불구속재판을 실현하는 데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등 탄핵 심판과 형사 재판 절차에 대해 ‘인권보호’를 빙자해 정치적 판단을 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최종 결정문의 경우 ‘계엄 선포로 야기된 국가적 위기 관련 인권침해 방지 대책 권고 및 의견 표명’으로 제목이 바뀌었는데, 이는 애초 전면에 내세웠던 ‘국가위기 극복 대책’이 정치 개입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어, 인권위 고유의 업무인 ‘인권침해’와 관련이 있는 듯 강조한 것이라고 보았다. 최종 결정문 의결에는 안창호 위원장과 김용원·이충상(현재 사임)·한석훈·이한별·강정혜 위원이 찬성했다.

홍성수 교수.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홍 교수 분석에 따르면 초안은 △한덕수 전 대통령 대행에 대한 탄핵소추 철회 및 공직자 탄핵소추 남용 자제 권고 △한덕수 전 대행의 탄핵심판 신속심리 △윤석열 전 대통령 방어권 보장 및 적법절차 준수 △계엄 관련 피고인 불구속재판 △계엄 관련 수사 무죄추정 원칙 준수, 피고인 보석허가 및 불구속재판 등으로 주문을 구성했으나, 최종 결정문에서는 한덕수 전 대행과 관련한 두 가지 주문이 빠졌다. 그는 이에 대해 “탄핵소추 남용이나 신속심리 요청, 탄핵 순서 등을 거론하는 것이 인권위의 고유 업무가 아니라는 비판을 의식하여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이 최종 결정문에도 ‘인권’은 동원된 수사에 불과하고 윤석열 탄핵을 반대하는 정치적 입장을 공표하기 위한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인권위 결정문의 문제점과 관련해서는 “탄핵으로 인해 국민 선거권과 공무담임권이 침해된다고 주장하며 이를 ‘인권침해’로 연결하지만, 이런 논리가 가능해지려면 비상계엄령이 정당했고 탄핵심판이 부당하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하는데 결정문에는 이를 입증할 만한 논거는 전혀 제시되어 있지 않다”고 했다. 또 “인권위 결정문은 형사 절차에서의 인권 문제에 대한 ‘일반적’인 의견이 아니라, 구체적 당사자의 구체적 사건에 대한 의견을 표명한 것인데, 그렇다면 구속 재판을 받는 수많은 피의자, 피고인들을 제쳐두고, 굳이 대통령 윤석열과 계엄에 연루된 고위 장성들에 대해서만 의견을 표명하는지에 대한 근거가 제시되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결정문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주장되기도 한다’, ‘의심을 받기도 한다’, ‘논란도 있었다’, ‘견해가 있다’ 등 막연한 추측과 의심으로 가득 차 있다”고 했다.

홍 교수는 결론 삼아 “인권위 결정문의 취지를 최대한 선의로 해석해도, 이번 결정문은 윤석열 등 계엄 관련자들을 구하기 위한, 계엄의 정당성을 옹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밖에는 달리 생각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홍 교수는 그럼에도 △사력을 다해 결정문 채택을 막고 항의했던 인권시민단체 활동가들 △‘인권위 직원다운' 결기를 보여준 인권위 직원들 △안건이 공개된 지 하루 만에 인권위 앞에서 항의집회를 연 30여명의 전·현직 인권위원들 △인권법학회와 인권학회, 인권연구자들의 ‘불법계엄 동조 안건 상정한 안창호 사퇴하라’ 655명 서명 △결정문에 반대의견을 낸 남규선·원민경·김용직·소라미 위원 등 이번 사태에서 끝까지 저항하고 항의한 사람들을 희망의 불씨로 꼽았다.

홍성수 교수는 한겨레에 “(윤석열 방어권 보장) 초안을 보면 너무나 노골적인 의도가 들어갔고, 그걸 위장 또는 조정하는 과정에서 최종 결정문이 다듬어진 부분이 보였다”며 “윤석열을 살리고 내란을 옹호하기 위한 의도가 전체적인 맥락으로 봤을 때는 너무나 명백해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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