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힐 대신 맨발로 무대 서는 피아니스트
내달 8일 예술의전당 내한 공연

일본계 독일 피아니스트 알리스 사라 오트(37)의 별명은 ‘맨발의 피아니스트’. 하이힐 대신 맨발로 무대에 올라가 피아노 페달을 밟는 습관 때문에 생긴 별명이다. 다음 달 8일 예술의전당에서 내한 독주회를 앞둔 그는 12일 영상 인터뷰에서 그 사연에 대해서 털어놓았다.
오트는 “20대까지는 연주할 때 하이힐을 신었다. 하지만 건반이 낮은 옛 피아노로 연주할 기회가 있었는데 무릎이 건반 아래로 들어가지 않아서 신발을 벗고 맨발로 연주했더니 그렇게 편안할 수 없었다”고 했다. 한순간의 우연이 평생의 습관이 된 셈이다. 그는 “클래식 음악계에 저항하거나 반체제를 추구하는 건 아니다. 어디까지나 연주나 해석에도 제약이 없어야 한다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
독일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네 살 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해 12세에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에 입학한 영재 출신 연주자. 지난 2009년부터 명문 음반사 도이치그라모폰(DG)을 통해서 음반을 발표하고 있다. 그의 자유로운 행보는 최근 발표한 작곡가 존 필드(1782~1837)의 ‘야상곡(Nocturne)’ 전곡 음반에서도 잘 드러난다. 필드는 흔히 ‘야상곡’의 창시자로 불리며 베토벤의 고전주의와 쇼팽의 낭만주의 사이에 징검다리 역할을 한 작곡가로 평가받는다. 오트는 “존 필드는 쇼팽이 어릴 적부터 이미 야상곡을 작곡하고 있었고, 훗날 쇼팽의 ‘야상곡’에서도 존 필드의 영향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18곡의 야상곡 전곡을 녹음한 연주자는 피아니스트 김대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을 포함해서 손에 꼽을 정도다. 오트는 “역사적 중요성에 비해서는 작곡가의 이름이 덜 알려진 편이어서 가끔씩 존 필드를 연주한다고 하면 현대음악 작곡가로 오해하시는 분들도 있다”며 웃었다. 오트 역시 코로나 사태 직후에 뒤늦게 존 필드의 야상곡을 접했다. 그는 “이전에는 그의 곡들을 거의 몰랐다가 존 필드의 야상곡을 처음 접한 뒤 빠져들었고 직접 연주하다가 결국 전곡 녹음도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번 독주회에서도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세 곡 사이에 존 필드의 야상곡을 함께 연주한다. 특히 “그의 음악에서는 슬픔과 고통, 기쁨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고, 거기에 다양한 장식음과 즉흥성이 포함된다. 그래서 연주하고 나면 마지막엔 무거웠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느낌”이라고 했다. 5만~1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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