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 눈빛·표정에 담긴 세월호의 아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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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개봉하는 정윤철 감독의 영화 '바다호랑이'(사진)는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활동과 실종자 시신 인양에 투입된 민간 잠수사들이 겪은 일과 후유증을 조명했다.
잠수사들이 시신을 끌어안고 물길을 헤쳐 나오는 참혹한 장면과 공 잠수사를 모델로 한 '류창대'(손성호)의 국가를 상대로 한 법적 공방이 영화의 핵심 이미지가 됐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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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때 구조 활동 민간 잠수사들 조명
“100억원 투자를 못 받은 게 (오히려) 행운입니다.”(영화 ‘바다호랑이’ 제작·공동각본 윤순환 굿프로덕션 대표)

영화 대부분은 한 극단 연습실에서 촬영했다. 경수가 희생자 시신을 안고 뭍 위로 오르는 장면은 이지훈이 팬터마임하듯 연기했다. 특별한 소품이나 의상도 없다. 시신 역할을 하는 더미(인체 모형)도 나오지 않는다. 희생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대신 클로즈업한 배우의 눈빛과 표정으로 모든 상황을 전달한다. 장면에 맞는 사운드가 더해져 관객의 감정을 고양한다. 배우 이지훈은 지난 16일 열린 시사회에서 “물속이 아닌 데서 물속 움직임을 표현하고, 없는 사물과 아이들이 있다고 (내가) 믿어야 관객도 믿는다는 생각으로 연기했다”고 회상했다.
영화는 초저예산으로 만든 흔적이 역력하다. 정 감독과 윤 대표는 당초 영화 기획을 시작한 2016년에 제작비 100억원 규모 대작 상업영화를 꿈꿨다. 수중 촬영을 하자면 거액을 투자받아야 했다.
윤 대표는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영화의 소재와 내용 때문에 투자를 거의 못 받았고, 그런 상황에서 코로나19가 닥쳤다”며 “정 감독의 도전과 독창성으로 묻힐 뻔한 영화를 새로운 형식으로 찍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배우 손성호는 “정 감독의 확신과 배우들의 의지가 더해진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예산 한계 탓에 새로운 방식으로 영화를 찍은 게 전화위복이라고 설명했다. 재난을 스펙터클로 전시해 관음증을 부추기는 ‘재난 포르노그래피’를 피해갈 수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9년 전 이 영화를 상업영화로 준비할 때, 수중 수습 장면에서 선체 안에 둥둥 떠 있는 희생자 모습을 사실적으로 재현하면 재난을 선정적으로 묘사하는 결과를 낳지 않을까 우려했다”며 “돈이 없었기에 ‘재난 포르노’라는 어려운 문제가 사라졌고 그 자리에 배우의 연기가 남았다. 결핍이 가져온 축복”이라고 말했다.
이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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