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민주화정신 기리려 출발… 이름 바뀌며 정체성 ‘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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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임시 개관한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이 방향을 잃은 채 표류하고 있다.
민주화단체 대표들은 반민주적 인사들과 민주주의전당을 논할 수 없다며 운영자문위원회 재구성을 촉구했다.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관계자는 "창원지역 민주화운동을 중심으로 전시 준비를 해오던 상황에서 마지막에 대한민국으로 명칭이 변경되면서 부족함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정식 개관 전 방향을 잘 잡고 개선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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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넣어 개명, 지역성 상실
세계화까지 요구해 외국위인 전시
자문위 시의원 포함 조례도 ‘불씨’
지난 10일 임시 개관한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이 방향을 잃은 채 표류하고 있다. 현재 발생한 부실 전시 논란과 운영자문위원회 파행은 우연이 아니다. 이유는 지난한 과정 속에서 찾을 수 있다.

◇반복된 개명 속 건립 목적 상실=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은 2019년 ‘(가칭)창원시 민주주의전당’으로 태어났다. 이후 ‘자유’ 등 명칭을 넣을 지를 놓고 논란을 겪다가, 지난해 9월 창원시 시정조정위원회를 통해 ‘한국민주주의전당’이란 두 번째이자 정식 이름을 가지게 됐다. 세 번째 이름은 강제 개명이었다. 3개월 뒤인 12월 창원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가 조례 가결을 앞두고 현 명칭으로 바꿨다. 지난 숙의 과정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그럼에도 바뀌지 않은 것이 있다. 3·15의거, 부마민주항쟁, 6·10민주항쟁 등 창원시에서 발생한 민주화운동을 기념하고 그 정신을 계승한다는 건립 목적은 추진 단계부터 지금까지 지켜져 왔다. 하지만 계속된 명칭 변경 속에 요구는 많아지고 목적은 희석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해 12월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으로 명칭이 바뀐 이후 “대한민국 명칭에 맞는 전시가 이뤄져야 한다”는 건립추진위 요구가 이어졌다. 당시 건립추진위는 지역 민주화단체 대표 등이 주축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당시 상설전시관은 초기 계획에 따라 창원지역 민주화운동을 중심으로 한 전시물 설치가 마무리된 상황이었다. 실무자들은 어쩔 수 없이 대구 2·28민주운동, 대전 3·8민주의거, 5·18광주민주화운동 소개란을 만들어 넣었다. 대신 그만큼 창원지역 민주화운동 소개 문구란이 삭제됐다. 추진위는 세계화도 요구했다. 전 세계 관광객들이 올 터이니 세계 민주화 역사도 짧게 다루자는 의견이었다. 이에 창원시는 1층 민주홀 벽면에 간디, 플라톤 등 외국 위인들의 민주주의 격언을 새겨 넣었다. 또 도서관에는 외국 위인들의 캐리커처를 그려넣었다.
정체가 모호해지자 이제는 창원지역 민주화운동 중심의 건립 목적과 살짝 빗나가 있는 요구들도 이어지고 있다. 17일에는 한국전쟁민간인희생자 창원유족회가 전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승만 전 대통령의 민간인 학살 기록 추가를 촉구했다. 앞서 15일 전교조 경남지부는 성명을 내고 2010년 이후 대한민국 민주화 역사 서술 부족을 지적했다.
◇진영 논리에 가려진 민주주의= 건립 목적에 맞게 민주주의전당을 바로잡아야 할 역할을 가진 운영자문위원회는 위촉식 직전 파행됐다. 파행의 이유도 과거에서부터 시작된다.
지난해 12월 창원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명칭 변경과 함께 조례안 중 10개 조항을 수정했다. 그중 하나가 민주주의전당 운영자문위원회 당연직에 시의원을 포함시키는 내용이다. 당시 조례안 수정은 박선애(국민의힘) 기획행정위원장과 이천수·이해련·남재욱·김헌일(국민의힘) 위원이 주도했다. 하지만 이후 손태화(국민의힘) 시의회 의장이 “민주화 단체를 견제할 목적”이라며 당연직에 김미나·남재욱(국민의힘) 시의원을 추천하면서 논란의 불씨가 터졌다. 김미나·남재욱 시의원은 민주주의전당 관련 막말 논란과 비상계엄 옹호 논란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화단체 대표들은 반민주적 인사들과 민주주의전당을 논할 수 없다며 운영자문위원회 재구성을 촉구했다. 손 의장을 중심으로 관련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운영자문위원회를 파행시킨 민주화 단체들이 오히려 반민주적인 행태를 보였다고 비판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뚜렷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관계자는 “창원지역 민주화운동을 중심으로 전시 준비를 해오던 상황에서 마지막에 대한민국으로 명칭이 변경되면서 부족함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정식 개관 전 방향을 잘 잡고 개선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용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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