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중앙아 결속’ 다지기
미국 겨냥 “다자주의 수호”
일대일로 강화 등 실리외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중국·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회의’ 일정에 돌입했다. 미국과 러시아가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사이 중국은 실리외교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17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제2차 중국·중앙아 5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카자흐스탄을 방문 중인 시 주석은 전날 수도 아스타나에 도착해 토카예프 대통령과 회담했다.
시 주석은 중국과 카자흐스탄이 “변란이 얽힌 국제정세에 직면해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체제와 국제법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확고히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또 양국이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하고 개발도상국의 공동 이익을 명확히 수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전쟁을 시작하자 다자주의·자유무역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미국의 일방주의를 비판해왔다.
시 주석은 또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구상) 협력 강화와 테러리즘·분리주의·극단주의 세력에 대한 공동 대응도 강조했다. 이에 토카예프 대통령은 “중국은 좋은 이웃이자 신뢰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라며 “공정한 세계 질서를 위한 중국의 노력을 높이 산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에너지·기술·인프라 분야의 양해각서 10여건을 체결했다.
시 주석의 카자흐스탄 방문은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같은 시기에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시 주석은 이날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 등 5개국 정상과 정상회의를 한다. 중국과 중앙아 5개국 간 통관 절차 간소화, 관세 철폐, 비관세 장벽 완화 등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우호국이자 투르크메니스탄과 국경을 접한 이란 정세는 지역 안보에 중요한 만큼 이스라엘·이란 충돌에 관한 논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아시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되면서 주목받는 지역이 되고 있다. 우라늄, 석유, 희토류 금속이 풍부하고 일대일로 프로젝트에서도 중요한 위상을 차지한다.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후 중국은 러시아를 제치고 중앙아 5개국의 제1 무역 상대국으로 올라섰다. 오는 7월에는 중국 쓰촨성과 우즈베키스탄을 잇는 국경 간 철도 공사가 착공될 예정이다.
러시아는 중앙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을 경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자지라는 “중국은 중앙아시아에서 미국만이 아니라 러시아와도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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