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24 해킹 소비자는 그나마 보상… 출판사 따지기도 어려워
광고 취소·마케팅 조정 등 불가피
도서플랫폼 유통 의존, 협상 불리

예스24 해킹 사태로 도서 플랫폼 의존도가 높은 출판사들의 마케팅 일정이 줄줄이 중단되거나 조정(6월12일자 2면 보도)됐지만, 정작 출판사를 대상으로 한 별도의 구체적인 피해 보상안은 공지되지 않고 있다. 출판사들은 ‘갑’의 위치인 예스24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기도 마땅치 않은 형편이다.
17일 예스24는 ‘예스24 전체 회원 대상 보상 안내’라는 2차 보상안을 발표하고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자사 상품권 5천원과 전자책 이용권인 ‘크레마클럽’ 무료 30일 이용권을 지급하겠다고 공지했다.
앞서 내놓은 1차 입장문에서는 해킹 기간 중 공연 관람이 불가능했던 티켓 예매자에게는 티켓 금액의 120%를 예치금으로 지급하고, 예매 취소 건에 대해서는 20%를 예치금으로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보상안은 소비자에게 국한돼 있을 뿐이다.
이날 확보한 예스24가 지난 13일 출판사들에 발송한 공문을 보면 “정산에 대한 지불은 금일 내에 정상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추가 문의가 있으신 경우 아래 연락처로 연락해주시면 된다”는 문구만 담겼있지 피해 보상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아울러 피해 내용, 조치 일정, 책임 주체 등에 대한 안내도 빠져 있었다.
경기도 내 한 출판사 관계자는 “예스24는 출판사 광고 예산이 주요하게 투입되는 플랫폼인데, 정작 이번 사태가 진행되는 동안 제대로 된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솔직히 을의 입장에서 따지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해킹 여파로 광고 집행이 취소되거나 신간 마케팅 일정을 전면 재조정한 출판사들이 적지 않다. 출판계에서는 도서 플랫폼이 책 유통뿐 아니라 콘텐츠 보관까지 책임지는 구조인 만큼, 일정 수준의 책임과 대응 기준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출판업이 사양산업으로 인식되는 가운데, 유통·마케팅 등 소비자 접점이 모두 집중된 도서 플랫폼은 사실상 ‘갑’의 위치에 있다. 온라인 서점은 도서 검색 결과·메인 노출·광고 슬롯 운영 등 판매 흐름 전반을 좌우하며, 출판사는 자사 도서의 노출 여부나 홍보 일정을 플랫폼 정책에 따라야 하는 구조다.
지난 2023년 알라딘 해킹 사태에서도 ‘갑’ 위치의 도서 플랫폼이 사건 초기 출판사 피해에 소극적으로 대응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다산북스·문학과지성사·문학동네·창비 등 50여 개 피해 출판사들은 알라딘에 개별 피해 보상을 요구했으나, 알라딘은 개별 보상에 난색을 보이며 선을 그었다.
협상이 난항을 겪자 피해 출판사들은 대응 수위를 높여 전자책 신간 공급 중단과 종이책 단행본 공급을 무기한 중단한다는 고육지책의 초강수를 던진 끝에 극적으로 위로금 지급 등에 합의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예스24 측은 “현재 출판사들 대상으로는 개별 연락을 통해 보상안 안내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유혜연 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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