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밋빛 전망보다 냉철한 로드맵 있어야 성공가도

하민호 기자 2025. 6. 17.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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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F1 그랑프리 유치 꿈꾼다] 中. 국내외 실패 사례 분석
F1 모나코 그랑프리 전경./연합뉴스

인천시가 F1 그랑프리 유치를 위해 본격적인 준비에 나섰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시는 송도국제도시와 영종국제도시 등을 중심으로 한 도심형 서킷을 구축해 글로벌 도시로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과거 영암과 해외의 다양한 실패 사례를 분석하면 인천시 계획은 '장밋빛 환상'에 불과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간 전라남도 영암에서 열린 한국 그랑프리는 대표적 실패 사례로 남았다. 당시 영암은 F1을 통해 1조 원 이상의 경제 효과를 기대했지만 실제 결과는 2천억 원에 가까운 운영 적자였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객관적인 타당성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주민 참여와 소통이 결여된 채 강행된 졸속 정책으로 평가받는다. 결과적으로 대회 기간 내내 적자가 누적됐고 이는 곧 재정 부담으로 이어졌다. 국제 스포츠 행사 유치에 있어 객관적이고 투명한 타당성 평가와 지역주민들과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명확하게 보여 준다.

해외에서는 호주 멜버른과 독일 뉘르부르크가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언급된다.

호주 멜버른은 초기에는 F1 유치가 관광 활성화와 도시 홍보 효과로 이어졌지만 지속적인 운영 적자와 예상보다 낮은 관광 효과가 문제였다. 특히 주민들과의 소통 부족으로 지역사회 갈등이 결국은 개최 지속 여부를 정치적 쟁점으로 만들었고, 수천만 달러의 손실을 입으며 시민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독일 뉘르부르크 역시 F1 유치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했지만 경기장 인프라 구축에 들어간 막대한 비용과 적자로 지자체가 파산 위기에 직면했다. 경기장은 민간에 매각됐다.

이 같은 해외 사례들은 인천시가 막대한 운영 비용과 지역사회 갈등 문제를 사전에 면밀히 대비하지 않으면 실패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전문가들은 인천시가 풀어야 할 과제로 크게 비용과 수용성, 불안한 경제적 효과를 꼽는다.

먼저 도심 서킷은 매년 도로 유지·보수 비용이 상당하고, 기존 도로를 서킷 용도로 사용하면 파손 및 복구 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어 재정적 부담이 크다.

주민수용성도 문제다. 송도나 영종은 이미 밀집된 아파트 단지가 많아 F1의 소음과 교통 혼잡 등 문제에 따른 주민 반발이 예상된다. 실제로 해외 실패 사례에서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실패의 주된 원인으로 지적됐다.

불확실한 경제적 효과도 따져 봐야 한다. 수조 원의 경제 효과를 홍보하더라도 실제 예상 경제 효과가 현실화되지 않은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외국 관광객 유치에 따른 경제적 파급 효과를 기대하지만 F1이 실질적으로 얼마나 많은 외국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국내는 F1 인지도가 낮아 외국 관광객에게 의존해야 할 가능성이 높지만 여러 국내외 상황이 녹록지 않다.

아울러 정부의 국비 지원 불투명성도 살펴봐야 한다. 최근 정권이 바뀌고 지방분권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수도권인 인천의 F1 유치에 정부 지원이 가능할지 여부는 매우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미 영암의 실패를 지켜본 이재명 정부가 이를 수용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F1을 성공시키려면 영암과 해외에서 실패한 사례를 참고해 더욱 신중한 접근과 철저한 사전 분석을 거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경제적 타당성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과 주민 반대 여론을 극복할 명확한 로드맵을 체계적으로 마련하고 철저한 타당성 평가와 정부와의 협력 강화, 주민 의견 수렴을 위한 체계적 소통 과정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한다.

국내 한 F1 전문가는 "F1 유치는 단순히 정치적 결정으로 쉽게 접근해서는 성공할 수 없고, 냉정한 경제적 타당성과 장기적 이익을 바탕으로 한 실용적 판단이 중요하다"며 "명확하고 투명한 로드맵 없이 외형적인 효과만 생각하고 사업을 추진하면 영암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하민호 기자 hm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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