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균의 어반스케치] 무속 신앙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역마살이 끼었다고 H는 속으로 말했다.
매교동 변두리는 무속 신앙이 널브러졌다.
징 소리가 빠른 속도로 퍼져나간다.
꽃 대신, 계룡 할아버지, 백년암, 천상암, 태을연사, 천신보살, 설악산 박보살, 한국역리연구소, 신가림, 사주, 작명, 병굿 등 무속인과 동종의 집들이 산재해 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역마살이 끼었다고 H는 속으로 말했다. 특별한 이상향도 없지만 계절풍처럼 내 안이 요동칠 때면 배낭을 멨다. 다시 그런 미래가 온다면 거친 길보다 편하고 뻔한 여행을 하고 싶다. 아름다움 뒤에 누추하고 불편했던 것들은 젊음을 무기로 각박하고 빈약한 삶을 헤쳐 나갔던 것과 양립했다. 빌딩 숲속에 과학과 화려한 실존이 존재한다면 변두리 빈민가엔 늘 근심과 걱정과 실체 없는 허구가 난립한다.
매교동 변두리는 무속 신앙이 널브러졌다. 2년 전에 그린 그림을 살펴보니 지금도 바뀐 게 없다. 보이지 않는 담벼락 안에 빨간 지붕이 덮여 있다. 연등이 빨랫줄처럼 걸렸고 장대에 나치 기를 뒤집어 놓은 무당의 깃발이 매달렸다. 징 소리가 빠른 속도로 퍼져나간다. 허약한 곳에 여린 삶이 신을 의탁해 살아가고 있다. 액운을 덜어내려고, 가로막힌 앞을 뚫어내고 가뭄에 봇물 터지듯 생이 윤택하게 자라길 빈다. 꽃 대신, 계룡 할아버지, 백년암, 천상암, 태을연사, 천신보살, 설악산 박보살, 한국역리연구소, 신가림, 사주, 작명, 병굿 등 무속인과 동종의 집들이 산재해 있다.
미신의 삭정이 같은 영혼은 항상 호두알처럼 엉켜 정상적인 삶을 왜곡하고 있다. 떠날 때 무겁지 않게 삶의 무게를 가볍게 해야지. 마음의 깊이를 채우되 헛된 욕망을 비우고 살자. 생을 유지하는 최소한의 도구만으로 빛나는 계절과 예지를 본다. 훈자의 살구처럼, 우물가의 앵두처럼, 미켈란젤로의 눈동자처럼.
경기일보 webmaster@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인천 송도에 ‘유럽 웰빙 스파 테르메’ 본격화
- 인천 먹거리 ‘빨간불’...남은 음식 재사용 등 매년 1,500건 이상 적발
- 펜션 욕조서 남녀 2명 숨진 채 발견…경찰 수사 착수
- 어머니와 다툰 뒤 인천서 안산까지 ‘무면허 질주’...20대 체포
- 또 보복대행…군포 이어 평택서도 보복대행 발각
- 홍준표 "지지율 10%대 당이 무슨 재주로 지선을…尹잔재들에 휘둘리는 장동혁 딱해"
- 1213회 로또 1등 18명…당첨금 각 17억4천1만원
- 평택 안중읍서 차량 전도 사고…20대 운전자 사망
- 추미애 "李대통령, 부동산 대전환 위해 상실감 감수…반드시 성공해야"
- 28일 경기버스정보 서비스 일시 중단…네이버·카카오맵 이용 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