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값 2배 늘었지만 커피값 못 올려”…‘삼중고’ 겪는 개인카페

박고은 기자 2025. 6. 1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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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카페는 무한경쟁 상태입니다. 원두값이 폭등하고 우유 등 재료값도 올랐지만, 경쟁이 치열해 커피값을 올릴 수 없어요."

지난 1월 개인카페를 개업한 맹승주(32)씨는 "초반에는 종업원을 고용할 계획이었지만 오른 원두값, 재료비 등을 고려하면 현 매출로는 불가능"이라며 "카페를 유지하려면 사장이 더 일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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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카페는 무한경쟁 상태입니다. 원두값이 폭등하고 우유 등 재료값도 올랐지만, 경쟁이 치열해 커피값을 올릴 수 없어요.”

서울 서초구 방배동 카페거리에서 자리를 옮겨가며 17년째 카페를 운영하는 김인홍(50)씨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김씨는 원두값 등 재료비 상승과 치열한 경쟁, 월 200만원에 달하는 높은 임대료를 거론하며 “삼중고에 빠진 상황”이라고 했다. 그런데도 김씨는 다른 카페로 손님을 뺏길까 봐 커피값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대신 김씨는 부업으로 하던 로스팅 원두의 납품 가격을 올렸다. 그는 “로스팅 원두 납품 가격을 1㎏당 3만원에서 3만5천∼3만8천원까지 올렸다”며 “다른 자영업자들도 힘든 것을 알지만 버티려면 어쩔 수 없다”고 했다.

고물가 여파에 원두가격 폭등이 겹치면서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짙어지고 있다. 스타벅스 등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들은 커피값을 5~15%(200~600원) 올리고 있지만, 컴포즈 등 저가 프랜차이즈와 경쟁하는 개인카페들은 섣불리 가격 인상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특히 커피의 핵심 재료로 판매가의 약 10%를 차지하는 원두값이 최근 1년새 2배 가까이 올랐다. 식품산업통계정보를 보면, 커피원두 대표 품종인 로부스터는 지난 2월12일 톤당 5817달러에 거래돼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전년도 같은 달 3134달러에 견줘 85.6% 올랐다. 아라비카 원두도 지난 2월 기준 톤당 8873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4152달러)에 비해 두 배 이상 뛰었다. 로부스터와 아라비카 원두값은 6월 현재 톤당 4457달러, 7746달러로 다소 안정됐지만, 여전히 전년 대비 1.5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원두값 상승은 브라질, 베트남 등 주요 생산지가 지난해 가뭄 등 이상기후로 생산량이 급감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가격 인상 요인은 넘치지만 가격 인상에 나서는 개인카페는 드물다. 17일 방배동 카페거리 일대 개인카페 6곳을 돌아본 결과, 매장 커피가격을 올린 곳은 한 곳도 없었고, 2곳이 최근 포장해 파는 아메리카노 가격을 500원, 1000원씩 올렸다. 한 카페의 매니저 이아무개(37)씨는 “우리 카페는 저가 프랜차이즈와 경쟁하려 애초 포장 커피 가격을 낮게 잡았다. 원두가격이 크게 올라 더는 버티기 힘들어 포장 커피 가격이라도 올린 것”이라며 “대형 카페와 달리 원두를 소량 구매하는 개인카페들은 타격이 엄청나다”고 말했다.

종업원 고용 계획을 포기한 곳도 있었다. 지난 1월 개인카페를 개업한 맹승주(32)씨는 “초반에는 종업원을 고용할 계획이었지만 오른 원두값, 재료비 등을 고려하면 현 매출로는 불가능”이라며 “카페를 유지하려면 사장이 더 일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원가가 오르지만, 커피값을 올리지 못하면서, 카페들은 올해 들어 마진이 30%까지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원두값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커피 원두 대신 허브·곡물 등 다른 원료로 커피를 만드는 대체커피 전문점이 등장하고 있다. 한 대체커피 전문업체는 “모든 원료는 스마트팜 재배 방식으로 생산돼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지속가능한 커피를 만드는 게 지향점”이라고 했다.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장종우 기자 whddn387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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