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15조 AI클러스터' 물거품 되나

안세훈 기자 2025. 6. 17. 15:49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해남 솔라시도에 세계최대규모 추진
美 투자유치사-道, 합의각서 후 표류
부지 협의 난항 등 실현 가능성 의문
8월 데드라인 임박…道 "노력 중"
전라남도가 역점 추진 둥인 '솔라시도 AI 슈퍼클러스터 구축' 계획은 가시적 성과 없이 표류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월 미국을 순방 중인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샌프란시스코 하얏트 호텔에서 퍼힐스(FIR HILLS), 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주), 해남군과 업무협약을 하고 있다. /남도일보 자료사진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인공지능(AI) 산업 생태계 조성 경쟁에서 전라남도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최근 구체적 투자와 착공 계획이 드러난 울산 등과 달리, 전남도의 '세계 최대' AI 허브 구축 계획은 가시적 성과 없이 표류하고 있다. 게다가 투자유치사 신뢰도 문제와 투자 규모 축소 등으로 실현 가능성에도 강한 우려가 제기된다.

17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도는 지난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하얏트 호텔에서 미국 투자유치그룹 '스톡 팜 로드'(Stock Farm Road·SFR) 자회사인 퍼힐스(FIR HILLS), 솔라시도 시행사인 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 해남군과 함께 솔라시도 AI 슈퍼클러스터 허브 구축을 위한 투자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이는 전남도 개도(開道) 이래 최대 규모 투자 유치다.

협약에 따라 퍼힐스 등은 해남군 산이면 구성지구 솔라시도 일원 397만㎡(120만평)에 2028년까지 7조원, 2030년까지 8조원 등 총 15조원을 투자 유치해 세계 최대 규모인 3GW 이상의 AI슈퍼클러스터 허브를 조성할 계획이다. AI 컴퓨팅 인프라, 데이터센터,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이 구축될 예정이다.

하지만 MOA 체결 넉달이 지나도록 기약없이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 퍼힐스는 중동 자본이나 아마존·구글 등 빅테크 기업의 투자금을 유치해 사업을 추진하려고 하나, 12·3 내란 사태 이후 불안정해진 우리나라 정세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부지 확보 문제를 두고 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과도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 큰 문제는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MOA 체결 이후 6개월 안에 본계약을 체결한다' 등의 내용이 단서 조항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제 두달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현재 상황에서 진척이 이뤄지지 않으면 프로젝트 전체가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퍼힐스의 신뢰성 역시 문제로 제기된다. 퍼힐스의 투자규모는 당초 언론을 통해 최대 50조원 규모였으나, 실제 MOA에서는 3분의 1 수준인 15조원으로 줄었다. 자금 조달 계획 역시 '글로벌 빅테크와 투자사들의 펀드레이징을 통해 조달한다'는 원론적인 수준일 뿐 구체적인 투자 대상이 명시되지 않았다. 일각에선 퍼힐스 핵심 인물의 과거 투자 실패 전력을 거론하며 이번 투자의 실현 가능성에 강한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쟁 지역인 울산은 구체성을 무기로 첫 삽을 뜰 준비를 마쳐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SK그룹과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최근 오는 8월 울산시 남구 황성동 일대 3만6천㎡에 103㎿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기공식을 개최하겠다고 알렸다.

울산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비는 총 7조원에 달한다. 2027년 11월까지 1단계로 40여㎿가 가동되고, 2029년 2월까지 103㎿ 규모로 완공될 예정이다.

울산 프로젝트는 수조 원에 달하는 구체적인 투자 계획, SK그룹의 핵심 역량 총동원, 인근 LNG 발전소를 통한 안정적인 전력 확보 등 명확한 투자 주체와 안정적 인프라를 모두 갖추고 순항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MOA 체결 이후 전담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본계약 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솔라시도가 지닌 월등한 투자 여건 등을 앞세워 실질 투자 실현될 것으로 긍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