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친서는 무시한 채…美 전략적 유연성 비판 나선 北

김인경 2025. 6. 17.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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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미국의 주한미군 운영방침인 '전략적 유연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 비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친서를 보낸 사실이 밝혀지며 북미 대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북한은 당분간 강경한 입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의 이같은 입장에도 조선중앙통신이 미국의 전략을 비난하는 목소리를 실으며 당분간 북한의 대미 정책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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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관영매체, 개인 논평 인용해 "전략적 유연성, 시대착오적"
"패권야망으로 가열…거대한 연쇄 폭발 불보듯 뻔해"
美 트럼프 친서 등 대화 가능성 언급에도 北 대미정책 여전
"우크라이나 상황 및 미-러 관계 보며 미와의 대화 나설 것"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북한이 미국의 주한미군 운영방침인 ‘전략적 유연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 비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친서를 보낸 사실이 밝혀지며 북미 대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북한은 당분간 강경한 입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7일 조선중앙통신은 김혁남 씨가 쓴 개인 필명의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평함’이라는 논평을 공개했다. 북한은 관영매체를 통해 당국 또는 개인 필명으로 의견을 내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김 씨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전략이 “시대착오적”이며 “유연의 보자기를 씌워 악성적으로 진화시킨 미국의 뿌리 깊은 침략 교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한미군을 지역기동군화해 아시아태평양지역의 분쟁과 전장에 직접 투입하겠다는 것을 공식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패권 야망으로 가열된 전략적 유연성에 시동이 걸리는 순간 동북아시아 지역에 잠재해있는 각이한 충돌 요소들을 발화시키고 거대한 연쇄 폭발을 일으키리라는 것은 불 보듯 명백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전략적 유연성을 통해 주요 지역에 주한미군 진출이 현실화하면 한국이 가장 효과적인 제1전초기지가 될 것”이라며 “미한(한미) 동맹의 종속적 구조하에 얽혀진 한국군의 참전 역시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전략적 유연성’은 주한미군의 활동 범위를 한반도로 국한하지 않고 대만해협 등 동북아 다양한 지정학적 위기로 투입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트럼프 2기 들어 중국 견제를 강화하는 기조 속에 미국이 ‘전략적 유연성’을 확대할 것이란 관측이 연이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올여름에 발표될 미국의 새 국방전략(NDS)에 대(對)중국 견제를 위한 인도태평양 중시 요소와 이를 위한 동맹국 안보 부담 확대 요소가 명기될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 논평은 최근 미국이 공식적으로 북한과의 대화를 언급한 이후 처음으로 보도된 대미 입장이라 관심이 쏠린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의 서신 교환에 여전히 수용적인(receptive) 입장”이라며 “그는 싱가포르에서 있었던 첫 임기 당시의 진전을 다시 보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 보내는 친서 수령을 북한이 거부했다는 일부 매체 보도에 대한 질문 과정에서 나왔다. 백악관이 이 보도를 부인하지 않는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관계 진전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미국의 이같은 입장에도 조선중앙통신이 미국의 전략을 비난하는 목소리를 실으며 당분간 북한의 대미 정책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번 논평이 북한 고위직이 아닌 개인 명의에 불과한 데다 트럼프 대통령 개인을 겨냥한 발언이 없다는 점에서 북한이 대화의 빌미를 남겨뒀다는 평가도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중장기적으로 북한의 입장이 고정불변적이라고 단정하긴 어렵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이나 이에 따른 미국-러시아 관계 등을 지켜보며 북한이 러시아와의 동맹을 유지한 상태에서 전략적 이익을 위해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둘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집권 1기시절인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인경 (5to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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