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막히는 연공서열…“유능할수록 한국 떠난다”
'유능할수록 해외로 떠나는 구조' 고착화
성과 따른 보상체계로 인재 유출 막아야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국내 전문인력, 특히 인공지능(AI) 분야의 인재 해외 유출이 심각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전문인력 1명이 해외로 나가면 2억원 이상의 공교육비와 3억원 이상의 세수에서 각각 손실이 발생하는 셈이 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성과연동형 급여 체계를 강화하고, 주 52시간제 예외 등 유연 근로제를 도입해 우수 인재의 해외 유출을 막아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17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한국의 고급인력 해외 유출 현상의 경제적 영향과 대응 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인구 1만명당 AI 인재 순유출은 -0.36명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35위로 최하위 수준이다. 룩셈부르크(8.92명), 독일(2.13명), 미국(1.07명) 등 주요 선진국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유능할수록 해외로…국내로 전문인력 유입은 ↓
해외로 유출된 전문인력은 2019년 12만 5000명에서 2021년 12만 9000명으로 4000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로 유입된 외국인 전문인력은 4만 7000명(2019년)에서 4만 5000명(2021년)으로 감소했다. 국내에 들어오는 전문 인력은 줄고 해외로 나간 전문인력은 더 많았다.
이에 따라 두뇌수지 적자 폭은 확대하는 모습이다. 두뇌수지는 대한상의 SGI가 새롭게 제안한 개념으로, 국내 전문인력의 해외 유출과 외국인 전문인력의 국내 유입 간 차이를 나타내는 인재 흐름의 순수지 개념이다. 두뇌수지 적자는 2019년 7만 8000명에서 2021년 8만 4000명으로 확대됐다.

고급 인재들의 유출 이유는 무엇일까. 보고서는 △단기 실적 중심의 평가체계 △연공서열식 보상 시스템 △부족한 연구 인프라 △국제협력 기회의 부족 등을 지목했다. SGI는 “상위 성과자일수록 해외 이주 비중이 높아 ‘유능할수록 떠나는 구조’가 고착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천구 대한상의 SGI 연구위원은 “AI, 반도체, 바이오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인재 유출이 심화하며 기업은 인력난과 인건비 부담에 직면하고 있다”며 “대학과 연구기관은 연구 역량 저하로 산학연 기반의 기술혁신 역량이 위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장기적으로 국가 연구개발(R&D) 경쟁력과 기술 주권을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 연구위원은 “전문인력 유출은 국가 재정을 악화시키고, 그동안 투입한 교육비용마저 제대로 회수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유년기를 한국에서 보내고 성인이 돼 외국 납세자가 되는 구조다. 결과적으로 한국 납세자가 선진국의 인적자원 형성에 간접적으로 기여하게 되는 셈이다.
대한상의 SGI 분석에 따르면 국내 대졸자의 평생 공교육비는 약 2억 1483만원이다. 이들이 해외에서 경제활동을 할 경우 발생하는 세수 손실은 1인당 약 3억 4067만원에 달한다.
성과 중심의 보상체계로 전환해야
해외 유출 인재의 국내 복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성과 중심의 보상체계로 전환이 중요하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이를 위해 △성과연동형 급여체계 강화 △주 52시간제 예외 등 유연 근로제도 도입 △연구성과에 따른 차등 보상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SGI는 “연공서열 중심의 경직된 인사·보상 시스템은 젊은 연구자의 창의성과 역량 발휘를 제약하고, 성과와 무관한 승진 구조는 우수 인재의 이탈을 초래한다”며 “연구 성과에 따른 차등 보상을 강화하고, 최상위 저널 게재나 핵심 특허 확보 시 별도 성과급과 연구비를 제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첨단 분야 연구자에게는 주 52시간제의 예외를 인정하는 등 유연한 근로제도 도입을 통해 자율성과 몰입도를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소연 (sy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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