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뉴스] 스위스 이어 두 번째로 비싼 물가…런치플레이션까지

■ 프로그램명: KBS대전 생생뉴스
■ 방송시간 : 오전 8시 30분(1Radio 94.7 MHz)
■ 진행 : 박지은 기자
■ 출연 : 정세은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구성 : 김영성 작가
■ 기술 : 민경수 감독
■ 유튜브 영상 바로 가기 https://www.youtube.com/watch?v=gJb1L4bqv00
◇ 박지은 기자 (이하 박지은): 식료품과 음료값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비싼 나라입니다. OECD가 최근 발표한 2023년 식료품 물가지수에서 우리나라는 평균보다 47%나 높았는데요. 이는 스위스를 제외하면 가장 비싼 수치였습니다. 사 먹기도, 해 먹기도 겁나는 물가 문제, 정세은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정세은: 예, 안녕하세요.
◇ 박지은: 우리나라 식료품 물가, OECD 2위라고 하는데요. 물가, 실제로 얼마나 오른 겁니까?
◆ 정세은: 최근 1년 동안 전체 소비자 물가가 1.9% 정도 상승했는데요. 식료품 같은 경우에는 3.0%여서 그것보다 한참 높았고, 그중에서도 가공식품 같은 경우에는 4% 정도여서 식료품 물가가 많이 오른 상태입니다. 그런데 이건 또 주의하셔야 되는데요. 물가가 오른 것과 현재 물가 수준하고는 좀 구별해야 합니다. 원래부터도 우리는 먹고사는, 특히 식료품이 다른 나라보다 비쌉니다. 다른 나라에 가면 지하철 요금 같은 경우에는 우리보다 훨씬 비싼데, 그런 차이는 있거든요. 그래서 원래 우리가 식료품 가격이 좀 비쌌는데 최근 들어서는 상승률도 조금 더 높아서 체감 물가가 좀 높지 않나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 박지은: 비교적 상승률이 높아졌다, 그러다 보니까 우리가 체감하는 것도 좀 더 비싼 게 아니냐는 느낌이 드는 거군요. 그렇다면 이렇게 먹거리 물가가 오른 이유로 어떤 것들을 꼽을 수 있을까요?
◆ 정세은: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최근의 기후 위기로 인해 농작물 작황이 안 좋은 것이 하나 있고요. 또 하나는 식품 원자재 가격 상승입니다. 농산물 가격이 단독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수입 시 유가가 비싸지면 운송료도 비싸지고, 이런 것들이 다 영향을 미칩니다. 농산물 유통 구조도 우리나라가 좀 복잡하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여러 가지 요인들이 함께 작용해서 먹거리 물가를 올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 박지은: 기후 위기와 원자재 가격 상승, 그리고 도매와 소매, 중도매인까지 있는 복잡한 농산물 유통 구조가 원인이 되지 않을까,라고 짚어주셨습니다. 그리고 요즘에는 김밥, 햄버거, 구내식당까지 가격이 올랐어요. 그래서 ‘런치플레이션’이라는 얘기도 나오는데요. 외식 물가도 좀 살펴볼까요?

◆ 정세은: 외식 물가가 정말 너무 올라서 밥 사 먹기가 힘든 상황이 되었는데요. 런치플레이션이라는 건 점심값이 너무 올랐다는 뜻입니다. 특히 외식 물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5년간 16%였는데, 외식 물가는 25% 상승했습니다. 김밥, 떡볶이, 짜장면 모두 너무 비쌉니다.
◇ 박지은: 실제로 수치를 봤더니 김밥이 가장 많이 올라서 38% 정도 올랐고, 그 뒤를 이어 햄버거, 떡볶이, 짜장면 순으로 쭉 올랐더라고요. 저희도 매번 회사에서 점심을 먹곤 하는데 참 많이 올랐다, 이런 걸 체감할 수 있습니다. 이런 외식 물가 상승의 원인은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 정세은: 외식 물가 상승의 원인 중 하나는 식료품 물가가 오른 것도 있지만, 외식 물가는 밖에서 사 먹는 것이기 때문에 임대료, 배달 수수료, 공공요금 인상 등 자영업자들이 가격을 책정할 때 영향을 미치는 많은 요소들이 동시에 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외식 물가는 훨씬 더 많이 오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 박지은: '내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말도 있는데, 임금 정체가 체감 물가에 영향을 주는 요소인가요?
◆ 정세은: 예, 맞습니다. 체감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가 임금이 그만큼 오르지 않았다는 것이에요. 임금도 물가 상승률만큼 같이 오르면 그 느낌이 덜하겠지만, 임금은 그대로인데 물가만 오르면 구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체감 물가는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 박지은: 올해 1분기 기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 가구는 식비로 소비의 21.2%, 상위 20%는 12.3%를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물가가 저소득층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걸로 봐야 할까요?
◆ 정세은: 맞습니다. 저소득층은 전체 지출에서 식료품에 쓰는 비율이 높기 때문에, 식료품 가격이 오르면 훨씬 더 큰 고통을 느낍니다. 현재 식료품 가격과 외식 물가의 상승은 저소득층에게 더욱더 큰 고통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 박지은: 반면 고소득층은 외식비를 줄였고, 저소득층은 오히려 늘렸다는데, 이런 현상은 왜 나타나는 걸까요?
◆ 정세은: 이건 단순하게 분석하긴 어렵습니다. 소비 패턴 변화나 단기적 요인의 영향일 수 있고, 퍼센트 변화도, 1.1% 2.1%에서 아주 유의미한 건 아니고요. 중요한 건, 소득이 낮을수록 식료품과 외식에 지출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입니다.
◇ 박지은: 식자재, 인건비, 임대료까지 다 오르면서 자영업자들도 물가 상승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데요. 대처 방안은 있을까요?
◆ 정세은: 자영업자들이 겪는 어려움은 원자재 가격, 임대료, 공공요금 상승 등 여러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서 간단히 해결되기 어렵습니다. 정부는 이를 하나하나 분리해 대응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배달 수수료는 플랫폼 규제, 임대료는 부동산 정책 등을 통해 대응할 수 있고, 각각의 문제에 맞는 맞춤형 대책이 필요합니다.
◇ 박지은: 교수님 말씀대로 민생 경제 어려움 큽니다. 정부가 2차 추경을 통해 전 국민에게 민생 회복 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했습니다. 이게 소비 활성화나 물가 안정에 실효성이 있을까요?
◆ 정세은: 특히 저소득층은 지원금을 받으면 바로 소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효과가 있을 겁니다. 고소득층은 덜할 수 있으니, 지역화폐처럼 기간과 장소를 제한해서 소비를 유도하면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그런 설계가 중요합니다.

◇ 박지은: 그렇다면 민생 회복 지원금 지급 방식에 대해서도 여쭤볼게요. 처음에는 전 국민에게 동일하게 지급하겠다는 안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취약계층에 추가 지원하고, 상위 계층은 10만~15만 원 정도 지급하겠다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정세은: 어떤 방식으로 하든 100% 불만이 없는 정책은 없습니다. 전체적으로 지급하되, 복지 대상자나 취약계층에 더 많이 주는 방식은 찬성합니다. 상위 10%를 기준으로 차등을 두면 바로 아래 계층에서 불만이 나올 수 있지만, 완벽한 정책은 없거든요. 전체적으로 주되 형편에 따라 차등을 두는 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 박지은: 그럼 현재 정부가 추진하려는 이 정책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시는 거군요?
◆ 정세은: 네, 그렇습니다.
◇ 박지은: 이제 새 정부가 추진 중인 배드뱅크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먼저 배드뱅크가 어떤 개념인지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 정세은: 배드뱅크는 금융기관에 쌓여 있는 연체 대출이나 부실 대출을 한 곳에 모아 정리하기 위한 조직입니다. 은행들에 쌓인 연체 대출이나 소상공인·중소기업의 부실 채권을 흡수해 빚 부담을 줄여주자는 개념입니다. 이로써 경영 정상화나 재기의 기회를 주자는 것이죠.
◇ 박지은: 그렇다면 어떤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을까요?
◆ 정세은: 빚이 많으면 일상적인 영업 활동 자체가 부담스럽습니다. 원리금 상환 부담이 너무 커지면 또 다른 빚을 지게 되고, 이 고리를 끊어주기 위해 국가가 개입해 일정 부분을 정리해 주는 겁니다. 개인회생 제도의 확장판이라 볼 수 있고, 정리된 이후에는 장기 상환 방식 등으로 새 출발의 기회를 줄 수 있습니다.

◇ 박지은: 좋은 취지이긴 한데, 성실하게 빚을 갚아온 사람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 정세은: 맞습니다. 그런 불만을 최소화하려면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이 사람이 정말 어쩔 수 없이 빚을 졌는지, 성실하게 상환하려 했는지를 확인하는 선별 과정이 필요합니다. 국가가 자산 확인, 거래 관계 조사 등을 통해 공정하게 판단하면 형평성 논란도 줄일 수 있습니다.
◇ 박지은: 배드뱅크 정책이 실질적인 경기 회복에도 효과가 있을까요?
◆ 정세은: 예, 저는 그렇게 봅니다. 빨리 정리할수록 새 출발의 기회가 생기기 때문에, 과거 경제 위기 때도 정부가 유사한 정책을 추진한 적이 있습니다. 폐업이 필요한 사람은 정리하고, 업종 전환이나 재기를 원하는 사람은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환이 가능합니다.
◇ 박지은: 정부가 민생경제 살리기를 위해 많은 정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가장 필요한 한 가지를 꼽는다면요?
◆ 정세은: 물가 안정 측면에서 본다면, 유통 구조 개선이 가장 시급합니다. 특히 농산물 유통 구조를 단순화하고 투명하게 만드는 개혁이 필요합니다.
◇ 박지은: 유통 구조 개선의 구체적인 방법을 조언해 주신다면요?
◆ 정세은: 예를 들어,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에 전체 유통의 3분의 1이 집중돼 있는데, 이 구조가 매우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유통 단계를 줄이고, 직거래를 확대하며, 도매인과 도매법인의 독점성을 완화해야 합니다. 그래야 가격 안정도 가능해집니다.
◇ 박지은: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정세은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와 함께 했습니다.
박지은 기자 (no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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