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재로 팔려고 벗겼나?” 제주 임야서 후박나무 무분별 박피
원소정 기자 2025. 6. 17. 09:51
누가 후박나무 껍질을 벗겼을까?
제주의 한 임야에서 수령 100년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후박나무 다수가 껍질이 벗겨진 채 발견돼 생태계 훼손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제주자연의벗은 지난 16일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에서 후박나무 43그루가 박피된 현장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박피된 나무들은 둘레 70㎝~280㎝, 높이 최대 10~15m에 이르는 거목들이었으며, 상당수는 수령이 70~80년 이상, 일부는 100년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자연의벗은 누군가 후박나무 껍질을 약재로 활용하기 위해 한 행위로 보고 있다.
후박나무는 난대 수종으로 국내에서는 제주도에 많이 분포하고 있다. 키가 크고 수관이 넓어 제주에서는 가로수로도 많이 쓰인다. 전통적으로 껍질이나 잎은 민간요법에서 약재로 쓰여 왔다.

이 지역의 지목은 '임야'이며, 제주도 보전지역 관리에 관한 조례에 따라 생태계보전지구 5등급에 해당해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적용을 받는다.
해당 법률 제73조는 타인의 산림에서 허가 없이 입목을 벌채하거나 식물을 채취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사유림일 경우에도 법률 제14조에 의해 보전지역에서는 허가가 필요하며, 일반 산지라도 작업 10일 전까지 관할 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제주자연의벗은 "이번 박피는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며 "박피는 나무 형성층의 물관과 체관을 단절시키기 때문에 이번처럼 심한 박피는 나무를 대부분 고사시킬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합법, 불법 여부에 관계없이 이를 언론에 미리 알리는 것은 이번 사안이 심각하기 때문"이라며 "박피가 과도하게 이루어지면 나무를 고사하게 할뿐 아니라 숲의 생물 다양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관계당국은 이번 사안에 대해 빠른 확인과 조치를 취해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