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담양 생활인구가 거주인구 보다 8배 많아 ..."이제는 생활인구다"

박형주 기자 2025. 6. 17. 09:4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인구개념으로 적극 도입 추세
행안부 내년부터 교부세 지표로 삼아
전남 인구감소 지역, 등록 인구 5배↑
담양은 거주 인구 8배 ‘도내 최고’
지역 경제 활성화 실제 효과 나타내
런케이션 등 전남형 프로그램 필요
이달 초 이른바 '런케이션'으로 제주대학교를 찾은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학생들/제주대학교 제공

수도권을 제외한 온나라 대부분이 인구 감소 지역이 될 위기에 처한 가운데 관광 등으로 실제 체류하는 이른바 '생활인구'가 새로운 인구개념으로 주목받고 있다. 해당 지역에 주민등록을 두고 거주하지는 않지만, 일정 기간 체류하며 '돈을 쓰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의 실질적인 지표로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지방자치단체에 배부하는 지방교부세 산정 방식에 이 '생활인구'를 반영하기로 하면서 전국 지자체들이 '생활인구'늘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 '돈 쓰고 가는 사람들'

전남연구원에 따르면 생활인구란 실제 거주하는 등록인구 외에도 하루 3시간 이상 머문 날이 월 1차례 이상인 체류 인구와 외국인 인구까지 포함한 이들을 말한다. 체류라 하면 통근이나 통학, 관광 등이 포함된다.

생활인구 산출방식은 공공데이터(주민등록자료, 외국인등록부, 국내거소신고자료)와 민간데이터(SKT·KT·LGU+ 등 통신 3사 모바일 데이터, 신한·삼성·BC·하나 등 4개 신용카드 매출액 데이터, KCB(코리아크레딧뷰로) 소득 데이터 등 10 개 기관 자료)를 결합해 도출한다. 이들 빅데이터를 종합해 취합한 자료인 만큼 제법 객관적이고 믿을 만한 수치인 셈이다.

행정안전부는 '지방교부세법 시행규칙'을 지난해 10월 말 개정해 2026년부터 보통교부세 산정 기준에 이 생활인구를 반영하기로 했다. 생활인구가 인구감소지역 자치단체의 맞춤형 정책 수립에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만큼 이를 교부세 배분 기준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인구 감소지역이 매력 있는 지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지난 2023년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을 통해 이를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이어 '생활인구 세부요건 등에 관한 규정'이 같은 해 제정·시행됐다. 이를 바탕으로 행안부와 통계청은 전국 인구감소지역의 분기별 생활인구 산정 결과를 공표하고 있다.

◇ 4만 담양에 35만 체류

전라남도와 22개 시군은 이에 따라 생활인구 유입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분야 시책을 적극 발굴하고 있다. 전라남도의회도 지난 5월 15일 '생활인구 유입을 위한 상생 관광 활성화 조례'를 제정해 이를 뒷받침하고 나섰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월~9월까지 전남 16개 군단위 인구감소지역의 월평균 생활인구는 약 378만 2천명이다. 이는 등록인구 70만 명보다 5배를 웃도는 수치다. 생활인구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특정 시기가 있었는데, 봄꽃 축제기간과 휴가철, 명절 등으로 파악됐다. 특히 구례군(3월)과 곡성군(5월) 체류인구는 각각 44만 9천명과 35만 9천명으로 등록인구의 18.4배와 13.2배에 달했다.

체류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은 담양군으로 월평균 35만 8천명에 이르렀다. 이는 같은 기간 등록인구가 4만 4천명이었던 것에 8배에 이르는 인구가 담양에 체류한 것이다. 같은 기간 장성과 영광 등도 타 시도 거주자 비중 평균이 80%를 초과해 광주광역시 근처라는 특징을 보였다.

평균 체류 시간은 12시간으로 나타났으나, 고흥·장흥·해남·완도·진도·신안 등 해안가 지역은 13시간 이상으로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체류시간이 길었다.

이들 지역에서 1인 평균 카드 지출액은 약 11만 2천원, 체류인구 카드사용액 비중은 약 46.7%로 지역경제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 카드사용액 비중은 전반적으로 음식이나 종합소매, 운송교통 등의 분야가 높았다. 연령대 별로는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있는 50대가 가장 많고, 60대와 40대, 30대 순이었다.

전남도의 재방문율과 평균 체류일수, 평균 숙박일수, 타 시·도 거주자 비중, 인당 평균 카드 사용액 등 5개 특성 모두 전국 평균을 웃돌아 인구 감소로 죽어가는 전남 지역 경제에 숨통을 틀 수 있는 지표임을 나타내고 있다.

◇ 계절학기로 유혹하는 제주

전남연구원은 이 같은 생활인구에 대한 적극적인 유입을 위해 몇 가지 우수 사례를 들며 활용을 주문했다. 이 가운데 순천시 고향올래(GO鄕ALL來)사업은 정부의 우수사례로 선정된 것이다. 순천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순천만국가정원 일대에서 고품격 정원문화와 매력적인 숙소, 쾌적한 업무환경 등을 접목한 차별화된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다른 지역과 달리 숙소와 공유오피스, 체험전시공간 등을 분리하지 않고 일·숙박·휴식·관광(순천만 갈대밭 산책, 철새 탐조 등)이 모두 가능한 원스톱 '워케이션' 환경을 구축한 것이 강점이다. 운영 1년 만에 2만여 명의 방문객을 유치하고 매출액 12억 원을 달성해 지역소비 촉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주대학교의 이색적인 계절학기 운영도 전남에 접목할 만하다. 제주대는 계절학기마다 제주도의 특성을 살린 이색 강의를 개설해 공부와 휴식을 동시에 즐기는 '런케이션'을 실현하고 있다. 국내외 학점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계절학기를 제주에서 보낼 수 있게 하면서 오름트레킹, 요트, 스킨 스쿠버 등 제주도가 아니면 하기 어려운 경험을 수강생들에게 제공한다. 특히 제주 살이에 대한 로망을 실현하는 데 있어 기숙사 비용으로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대학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여름 계절학기 동안 국내 44개 대학의 학생 1천 101명이 제주 도내 대학에서 이같은 '런케이션'을 즐겼다.

강원 양양군의 '서핑'인구 적극 유입 시책도 남도의 해변 도시들에게 도입할 만 하다. 지난해 3/4분기 기준 인구감소지역인 양양군의 생활인구는 약 82만 명으로, 등록인구 2만 8천명보다 무려 28배에 달했다. 양양에 서핑 인구가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2015년 서핑 전용 해변인 서피비치를 하조대 해수욕장 북쪽에 조성하면서다. 당시 이 곳은 40년 동안 민간인 출입을 금지해 온 군사지역으로 관광객들의 손때가 묻지 않아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서핑족'들의 성지로 떠올랐다.

2013년까지만 해도 양양의 죽도해변에는 3개 정도의 서핑숍이 있었으나, 서피비치가 들어서면서 외국의 휴양지처럼 서프 빌리지가 조성돼 2020년 50개 이상 급증했다. 2014년 4만 명 정도였던 서핑인구는 5년만에 10배가 넘는 50만 명까지 늘었고, 서피비치를 찾는 방문객도 2015년 연간 1만여 명이었으나 2020년 말 기준 80만 명까지 크게 불었다.

이밖에도 강진·해남·영암 등 3개 지자체가 협력해 '강해영'이라는 이름으로 공동 관광 콘텐츠를 개발한 것과 경상북도의 '생활인구지원센터' 운영도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전남연구원 심미경·정철 선임연구위원은 이달 'JN 이슈리포트'에서 "생활인구는 지역을 찾고 지역에서 일정 시간 머무르는 것이 관건이므로, 다양한 연령대의 관광형 체류인구 확대를 위한 전남만의 차별화된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형주 기자 hispen@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