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검색 없이 승객 29명 ‘프리패싱’… 공항공사 직원 2심 감형, 왜?

문지연 기자 2025. 6. 17.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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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 로비에 법원 마크가 밝게 빛나고 있다. /뉴스1

보안 검색 없이 항공기에 승객들을 태운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던 한국공항공사 직원이 항소심에서 선처받았다. 업무 혼선 등 사정을 고려할 때 책임에 비해 처벌이 무겁다고 판단된 점이 감형으로 이어졌다.

전주지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김도형)는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44)씨 항소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벌금 3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고 17일 밝혔다. 선고유예란 범죄 혐의는 유죄로 인정되지만 그 정도가 가볍거나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을 때 2년간 형의 선고를 미뤄주는 제도다. 그 기간 다른 범죄를 저지르지 않으면 처벌을 사실상 면하게 된다.

이 사건은 2022년 7월 26일 오후 5시쯤 전북 군산공항에서 발생했다. 당시 공항 보안 검색 감독자였던 A씨는 금속 탐지기 등 장비가 꺼져 수화물과 몸수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승객 29명을 제주행 항공기에 탑승시켰다. 위탁 업무를 맡은 공사의 자회사 직원들이 재검색을 건의했으나 A씨는 이를 묵살·거부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국토교통부는 이듬해 특별감사 과정에서 이런 사실들을 확인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후 1심 재판부는 “실제 항공 보안 사고가 발생하진 않았지만 잠재적 위험이 발생해 그 죄책이 가볍다고 볼 수 없다”면서도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회사에서 이미 징계 처분을 받은 점 등 여러 조건을 종합했다”며 벌금형을 선고했다.

이에 A씨는 사실오인과 양형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장을 제출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양형부당 주장만 받아들이며 “감독자인 피고인은 보안 장비 장애를 인식한 후 검색 요원들이 적절한 조처를 하도록 해야 했지만 되레 검색 요원들의 건의를 묵살하고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으므로 업무 소홀을 지적한 원심 판단은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공항공사로부터 ‘자회사 직원들에 대한 직접 지시를 지양하라’는 공문을 여러 차례 받았기 때문에 감독자의 업무 범위에 대한 명확한 판단은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 사건으로 실제 항공 보안 사고가 발생하지는 않았고 피고인이 이미 (공사로부터) 중징계 처분을 받은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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