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월드컵 살리려는 FIFA의 안간힘…효과 있을까

김세훈 기자 2025. 6. 17.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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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판티노 FIFA 회장(가운데)이 지난 16일 미국 마이애미 하드록 스타디움에서 열린 FIFA 클럽 월드컵 C조 보카 주니어스-벤피카전을 벤피카 회장 루이 코스타(왼쪽), 보카 주니어스 회장 후안 로만 리켈메(오른쪽)와 관전하고 있다. AFP



2025 클럽 월드컵을 미국에서 첫 확장 버전으로 개최한 국제축구연맹(FIFA)이 대회 흥행을 위해 5000만 달러(약 679억 7500만 원)를 쏟아붓고 있음에도, 곳곳에서 대회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디애슬레틱은 17일 “FIFA가 이번 대회에서 기존의 반인종차별 메시지를 사실상 배제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중립’을 빌미로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까지 더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FIFA는 클럽 월드컵이 열리는 미국 내 12개 경기장에서 “No Racism”, “No Discrimination” 등 반인종차별·반차별 캠페인 문구나 영상, 현수막을 전혀 노출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과 2022 카타르 남자월드컵에서 적극적으로 노출된 메시지들과는 완전히 반대 방침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경기 전·후 스크린 메시지는 물론, 반인종차별 관련 구호가 포함된 주장 완장, 전광판 슬로건, 사회적 캠페인 활동도 모두 사라졌다. 대신 단일 메시지인 “Football Unites the World(축구는 세상을 하나로 만든다)”만 노출되고 있으며, 유일하게 유지된 활동은 세계보건기구(WHO)와의 협업 하에 “Be Active”라는 캠페인성 댄스캠 뿐이다.

FIFA는 해당 결정에 대해 공식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겠다는 내부 방침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는 미국 내 대기업과 단체들이 최근 다양성과 포용(DEI) 프로그램을 축소하거나 철회하는 사회적 흐름에 편승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FIFA는 이번 대회 흥행을 위해 5000만 달러가 넘는 예산을 마케팅에 투입했다. 지난 한 달 사이 예산을 대폭 늘려 SNS, 인플루언서, 고속도로 광고판, 학생 할인, 군인 무료 배포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했다. 마이애미-데이트 칼리지 재학생들에게는 티켓 1매당 4매를 무료로 제공했다. 경기 직전엔 20달러짜리 초저가 티켓 프로모션까지 시행됐다. 그러나 정작 첼시와 LAFC의 개막전은 7만1000석 중 2만2137명만이 입장했다. FIFA는 뉴욕 메트라이프 스타디움(팔메이라스-포르투전)에서 관중에게 다음 경기 20% 할인 QR코드를 전광판에 노출하는 식으로 사후 마케팅까지 시도했지만, 전체적으로 대회 초기 흥행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번 클럽 월드컵은 FIFA 인판티노 회장이 주도한 프로젝트로, 기존 7개 팀 참가 체제에서 32개 팀 출전의 ‘미니 월드컵’ 형태로 확장됐다. 그러나 선수단 혹사, 리그 일정 혼선, 상금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유럽 주요 리그 및 선수단은 일찍이 반기를 들었고, 실제로 2024년 가을 유럽 주요 구단들이 대회 보이콧까지 논의한 바 있다. 이러한 비판 속에 FIFA는 사우디 자본이 후원하는 DAZN과 10억 달러 규모 글로벌 중계권 계약 체결, 우승 상금 최대 1억 2500만 달러 배정, 유럽 클럽에 우선 배분하는 출전료 정책으로 불만을 누그러뜨렸다.

FIFA는 지난달 “인종차별은 단지 나쁜 것이 아니라 범죄”라며 세계 입법자들에게 처벌 법안을 촉구했고, FIFA 의회에서도 징계 규정 강화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그러나 정작 이번 클럽 월드컵 현장에서는 이 같은 메시지를 보여줄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공식 SNS에서도 ‘NO RACISM’ 관련 게시물은 전혀 없는 상태며, FIFA는 2026년 북중미 월드컵(미국·캐나다·멕시코 공동 개최)에서는 이러한 메시지를 되살릴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도 답변을 회피했다. 디애슬레틱은 “FIFA는 겉으로는 평등과 포용을 외치지만, 실질적인 현장에서는 정치·사회적 책임을 회피하고 관중 동원에만 몰두하는 이중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사회적 메시지는 사라진 채 ‘세계 최고의 클럽 축제’는 초반부터 힘겨운 길을 걷고 있다”고 전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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