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연애’ 논란 속 종영…국내 최초 女·女 ‘연프’가 남긴 아쉬움 [리뷰]
통편집 속 ‘서사’ 부족…반쪽짜리 ‘연프’ 아쉬워
![[웨이브 제공]](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6/17/ned/20250617085547443fmre.jpg)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국내 최초 여성 성소수자의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표방한 웨이브 오리지널 ‘너의 연애’가 지난 13일 종영했다.
마지막까지도 이변은 없었다. 최종화에서 맺어진 최종 커플은 일찍이 하우스 내 공식 커플로 여겨졌던 ‘다교’와 ‘미랑’이었다. 여기에 나머지 출연자들이 서로의 사랑과 미래를 응원하는 ‘다 못한 이야기’를 끝으로, 유독 말 많고 탈 많았던 프로그램이 마침표를 찍었다.
‘너의 연애’는 방영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다. 앞서 남성 성소수자들이 출연한 ‘남의 연애’가 시즌1에 이 시즌2까지 큰 인기를 끌며 ‘K-연프(연애 프로그램)’의 새 지평을 열었던 터였다. 특히 시즌2는 짝사랑이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지고지순한 서사, 그리고 출연진들 간의 짙은 우정이 시청자들의 큰 공감을 얻으며 ‘너의 연애’로의 세계관 확장의 마중물이 됐다.
시작은 좋았다. 무엇보다 출연자들의 등장부터가 화제였다. 기존 인기 연프 출연자들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외모와 ‘방사선사’, ‘예능 PD’, ‘부동산 중개업자’ 등의 직업적 전문성은 단숨에 성 소수자들에 대해 소리 없이 자리한 대중적 ‘편견’을 무너뜨렸다. 일반 시청자들뿐만 아니라 성 소수자들 사이에서도 ‘드디어 볼 만한 연프가 나왔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너의 연애’ 다교 [웨이브 제공]](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6/17/ned/20250617085548877oots.jpg)
하지만 기대는 오래가지 못했다. 첫 방송에 대한 긍정적 반응이 채 가시기도 전에 논란과 폭로가 터져 나왔다. 출연자 ‘리원’을 둘러싼 ‘자격 논란’이 그 시작이었다. 리원이 과거 성인방송을 했고, 심지어 일반 남성과 연애를 했다는 것이 논란의 내용이었다.
리원은 곧장 입장문을 내고 사과했지만, 그가 성소수자가 아님에도 출연했다는 의혹은 프로그램의 진정성을 순식간에 훼손시켰다. 심지어 논란의 불씨는 출연자들 간의 폭로전으로까지 번졌다. 결국 제작진은 잠깐의 휴방을 가진 후 논란의 출연자를 통편집키로 했다. 결국 남은 것은 출연진들의 관계성이 끊기고 쪼개진 ‘반쪽짜리’ 연프였다.
의혹과 논란, 이어진 폭로전은 ‘너의 연애’를 보는 시청자들에게 감정이입의 공간을 앗아갔다. 출연자들의 연애를 지켜보고, 대리 설렘을 느끼며, 동시에 출연자들이 만드는 관계성에 빠져드는 ‘연프’의 역할을 무리하게 자르고 붙인 프로그램이 할 수 있을 리 만무했다. 어느 순간부터 ‘너의 연애’는 출연진 중 가장 인기가 많은 ‘다교’와 처음부터 그에게 마음을 표현한 ‘미랑’의 커플링으로 단순하게 전개되기 시작했고, 이변없이 결말을 맞았다.
기대가 컸던 탓인지 아쉬움도 어느 때보다 컸다. 출연자 논란과 편집을 고려하고서라도 ‘연프’의 핵심 요소인 ‘서사’가 전무했다. ‘남의 연애’ 시즌2가 큰 인기를 끌었던 것은 출연자 ‘준성’과 ‘성호’로 대표되는 일편단심 서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제작진이 이 둘의 관계를 전 회차에 걸쳐 ‘짝사랑→삼각관계→최종 커플’의 형태로 지겹지 않게 녹여낸 덕도 컸다.
![[웨이브 제공]](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6/17/ned/20250617085550210ymuv.jpg)
반면 ‘너의 연애’ 속 출연자들은 어렵게 벽장을 열고 나온 용기가 무색하리만큼 짝사랑의 서사마저 쓸 기회를 얻지 못했다.
‘너의 연애’ 출연자들은 ‘남의 연애’ 속 전화 고백 대신, 매일 밤 익명의 ‘마음 쪽지’로 자신의 마음을 전했다. 자의든 타의든 출연자들이 본인의 호감을 직접 표현하고, 그를 통해 관계성이 만들어질 여지가 사라진 것이다.
덕분에 출연자들은 합숙 내내 쪽지의 출처를 추측하는 ‘명탐정 코난’이 되어야 했고, 익명에 가려 출연자들이 막바지까지 서로의 마음을 알아채지 못하는 불상사까지 벌어졌다. 결말이 이미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 출연자들이 ‘마지막 기회’를 빌어 다교에게 뒤늦은 마음을 전하는 모습이 씁쓸하게 느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원하는 데이트 상대를 정하라더니 4인 단체 데이트를 시키고, 뜬금없이 특정 커플이 숙소 밖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하거나 출연자 외 커플을 등장시키는 등 ‘1대 1 데이트’의 기회가 극히 제한된 포맷도 문제였다. 여기에 프로그램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의도적인 PPL(간접 광고)도 감정 몰입을 방해했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이 왜 ‘제품’을 홍보하고 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가장 아쉬운 것은 제작진의 대응이다. 일상이든, 화면 속이든 일반 대중이 커밍아웃한 성 소수자를 접할 기회는 많지 않다. 필연적으로 ‘너의 연애’, 혹은 ‘남의 연애’는 출연자들의 언행과 행보가 ‘집단 전체를 대변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위험성을 안고 출발할 수밖에 없었다.
![[웨이브 제공]](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6/17/ned/20250617085550568jvpk.jpg)
그런 의미에서 ‘너의 연애’는 여성 성소수자가 출연하는 연프라는 소재와 장르의 특수성에 대한 접근이 신중하지 못했다. 출연진에 대한 검증이 미흡했다는 사실은 이미 공공연히 드러났고, 출연자들의 이어진 ‘폭로’에 대한 제작진의 소극적 대응은 오히려 일을 키우는 결과로 이어졌다. 출연자와 ‘성 소수자’ 집단을 동일시하는 대중의 시선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할 때 짊어져야 할 책임감이 프로그램 제작 과정에 충분히 반영돼야 했다는 이야기다.
‘남의 연애’의 성공에 비춰보면 대중이 원하는 프로그램은 ‘성 소수자’가 아닌 ‘연프’에 더 방점이 찍혀있는 듯 보인다. 설렘이 부족한 연프는 상징성만으로 사랑받기는 어렵다.
물론 ‘남의 연애’에서 ‘너의 연애’로 이어지는 시리즈는 프로그램의 저변을 넓혔다는 점에서 분명 의미가 있다. 출연자들이 각자의 성 정체성을 깨달은 계기와 커밍아웃 과정, 그리고 연애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 것은 이들 프로그램에서만 볼 수 있는 장면임에는 틀림없다. 출연자들의 어려운 용기가 헛되지 않게, 몽글몽글한 감정으로 가득찬 ‘너의 연애’ 시즌2를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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