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쉼, 청년 50만…저출산 해법, 좋은 일자리부터 만들어야”[ESF2025]
노동시장 정규·비정규 이중구조로 임금격차↑
그냥 쉬는 청년들…결국 결혼 기피로 이어져
지자체·기업 협력 유도, 양질의 일자리 마련
중·장기적 관점, 정책 일관성 컨트롤타워 역할할 것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문제는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다.”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 부위원장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초저출생 위기의 근본적 원인을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불안정성에서 찾았다.
모두가 선호하는 좋은 일자리(대기업·공공기관 등)는 한정돼 있는 만큼 입시·취업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대기업·중소기업, 정규직·비정규직)에 따른 임금 격차가 결국 다시 결혼과 출산 기피로 이어지는 악순환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주 부위원장은 저출산 위기를 타개할 근본적 해결책으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개혁, 고용시장의 유연성 확대 등을 꼽았다. 우리나라 인구 대책의 핵심은 ‘일자리’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을 느끼고 자신이 충분히 먹고살 수 있는 환경이 돼야 혼인율과 출산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 15~29세 중 쉬고 있다고 응답한 ‘쉬었음 청년’은 50만4000명으로, 사상 처음 50만명을 넘어섰다. 2003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다. ‘쉬었음 청년’은 경제활동인구조사 때 취업이나 진학 준비 없이 ‘쉬고 있다’고 답한 비경제활동 청년 인구를 일컫는다. ‘쉬었음 청년’이 갈수록 늘어나는 건 일자리 부족과 기업의 경력직 선호 추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유독 낮은 이유에 대해서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구조적 문제에 있다”며 “출산·육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뿐 아니라 노동·일자리, 주거, 성차별·양극화 해소 등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간 저출산 해소를 위해 수조원의 예산을 쏟아부은 정부 정책과 관련해선 한계가 존재했음을 인정했다. 그는 “출산율과 직결되는 일·가정 양립 정책에 투자가 미흡했다. 노동시장과 수도권 집중 등 구조적 문제 대응에도 소홀했다”면서 “지자체, 기업 등의 동참을 충분히 유인하지 못한 점도 반성할 지점”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저고위는 지난해 6월 19일 저출생 대책을 발표하면서 육아휴직 급여 상한액을 월 150만원에서 최대 250만원으로 인상하고,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뿐 아니라 육아휴직 대체인력지원금(80만→120만원) 및 동료업무분담금(월 20만원)도 신설하는 등 사내 눈치 해소를 위해 노력 중이다. 신혼·출산가구에 대한 주택공급과 자금지원도 대폭 확대하고 나섰다.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주형환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6/17/Edaily/20250617075245859unxl.jpg)
기업들과의 접점도 늘리고 있다. 저고위는 저출산 대응을 위해 경제단체(대한상의·한경협·무역협회·중기중앙회·중견기업연합회 등)와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민관협의회를 구성해 기업의 실태와 애로를 파악하고 정책 건의 및 제도 개선 등을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그는 이의 일환으로 “가족친화적 직장 문화를 조성한 기업에 대해 법인세 감면 등 세제혜택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자율 공시기준 등에 일·가정 양립 관련 지표 보완 및 ESG를 EF(Family)G로 구체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높은 사교육비 부담과 관련해선 “정부는 사교육 문제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며 “공교육의 역할을 최대한 강화하고, 대입제도 등 근본적인 교육개혁 과제 논의와 함께 사회 전반의 경쟁문화 완화를 위한 중장기 혁신 과제 등도 함께 추진해 나가겠다. 영유아 시기의 과도한 사교육에 대한 규제도 고민하고 근본적인 개선을 위해 관계부처와 하나하나 해법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2023년 0.72명으로 역대 최저 수준을 보였던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75명으로 반등했다. 반등 기조의 신호로 볼 수 있을까. 주 부위원장은 “출산율 반등 원인으로 팬데믹 영향, 30대 초반 여성의 인구 증가 및 정부정책 효과 등이 언급되고 있으나, 명확한 판단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면서도 “기업들의 저출생 대응 노력은 물론 결혼과 자녀의 필요성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인 변화다. 이번 반등이 탄력을 받아 보다 견고하고 확실한 추세로 안착하도록 지속적이고 일관한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아울러 저고위 역할과 관련해서는 “범정부 컨트롤타워로서 저출산·고령 정책을 효율적으로 조정·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정책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따른 이민 정책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주형환 부위원장은…
△세종대 공공정책대학원 석좌교수 △미 하와이대 사회과학대학 교환교수 △서울대 경영대학 석좌교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기획재정부 제1차관 △대통령실 경제수석실 경제금융비서관 △기획재정부 차관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현)
김미경 (midor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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