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챗GPT 이후 31개월 허비… AI 한미 동맹은 ‘현저한 열세’ 탈출구

유철균 경북연구원장 2025. 6. 17.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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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철균 경북연구원장
SK·아마존 협업 의미

SK그룹이 아마존과 손잡고 국내 최초로 100㎿급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당연히 반가운 소식이다. 그동안 한국은 AI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을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열세, ‘초격차 열세’였다. 이 사업은 한국이 글로벌 AI 경쟁이라는 큰 변화에 뛰어들어 선진국들과 같이 달릴 수 있는 사실상 최초로 유의미한 성과이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멀다. 100㎿급을 하이퍼스케일(Hyper-scale) 데이터센터라고 부르기는 하지만 미국에는 현재 노스다코타 등에 500㎿ 데이터센터가 들어서고 있으며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는 한국의 50배에 이르는 5GW 규모 데이터센터를 만들고 있다. 특히 아랍에미리트는 2031년까지 GDP의 40%를 AI 산업에서 창출하겠다고 한다.

그래픽=이철원

아부다비의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얀 국왕은 아랍에미리트가 ‘AI 글로벌 허브’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기후 위기, 전쟁, 저성장이 사람들의 생활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지식만이 사람들을 먹여 살린다. 아랍에미리트는 이집트의 재상이 되어 7년 가뭄을 극복한 선지자 유수프(요셉)처럼 ‘먹여 살리는 자’가 되어야 한다. 세종의 한글이 했고 오늘날 AI가 하고 있는 지식 보존과 확산은 유수프의 길을 따르는 국왕의 가장 중요한 책임이다.

그러나 이렇게 아랍에미리트가 달리는 동안, 한국은 챗GPT가 출시된 후 지금까지 31개월이라는 골든 타임을 허비하고 말았다. 인프라, 인재 육성, 투자, 연구 수준 모든 면에서 진전이 없는 가운데 ‘소버린(Sovereign) AI’, 즉 한국 주도로 AI 개발을 해야 한다는 주장만 있었다. 하지만 2002년부터 23년 동안 이공계 핵심 인재가 의대로 빠져나간 나라는 전 세계 공학 인재들이 몰려드는 나라, 14억 인구의 핵심 인재들이 공대에 가는 나라와 AI 모델 개발로 경쟁할 수 없다.

한국의 소버린 AI를 만들 수 있는 현실적 해결책은 바로 SK그룹과 아마존의 협업 같은 AI 한미 동맹이다. 아랍에미리트가 미국에 투자를 지원하면서 함께 글로벌 AI 허브의 길을 걷듯이 한국도 미국의 공동화된 제조업을 지원하면서 함께 발전할 수 있다.

한국은 미국의 전략적 목표에 꼭 필요한 선박 제조, 선박 수리, 포병탄, 저렴한 순항미사일, 반도체 파운드리, 고성능 HBM 제조, 원자력발전소 구축 등을 지원하면서 세계 1위의 AI 기술을 배울 수 있다.

AI 개발자 집단의 편협한 시각으로 이것을 기술 종속의 길이라고 말하면 안 된다. 현실은 관념보다 역동적이다. 지금 세계에 수출하고 있는 한국의 방위산업도 처음에는 백 퍼센트 미국 기술 종속으로 시작했다.

5월 27일 자 옥스퍼드 보고서처럼 AI발 대량 실업은 이미 실제로 발생하고 있다. 사회 붕괴를 막기 위해 정부는 문화 및 창의 산업 등 대규모 공공 사업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일자리는 세계 최고의 AI 기술을 활용해서 실제로 시장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타날 때 가능하다. AI 한미 동맹은 초격차 열세 한국의 마지막 탈출구이다.

☞오픈소스·LLM·데이터센터·클라우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설계도라고 할 수 있는 소스 코드를 누구나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하는 것을 말한다. 다른 개발자들이 이를 이용해 새로운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다. 반면 오픈소스를 제공한 기업은 다른 개발자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

거대언어모델(LLM)

방대한 텍스트(문자) 데이터를 학습한 언어 모델이다. 인공지능(AI)에 거대언어모델을 접목하면 AI가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는 것을 넘어 문법과 문맥에 맞는 대화가 가능해진다. 챗GPT(오픈AI)·제미나이(구글) 등이 LLM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AI 데이터센터

데이터센터는 인터넷 등 기업 활동에서 발생하는 각종 데이터를 보관하는 시설이다. AI 시대를 맞이해선 한발 더 나아가 보관한 데이터로 AI 학습을 시키는 필수 인프라가 됐다. 대량의 GPU(그래픽처리장치)와 고성능 HBM(고대역폭메모리)이 필요하다.

클라우드(가상 서버)

거대한 데이터센터의 저장 공간으로, 외부 이용자들이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등을 넣어 두고 필요할 때 꺼내 쓰는 것을 말한다. 최근 AI 기업들은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클라우드를 활용해 AI를 개발하거나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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