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인정받지 않아도 괜찮아!

유미·‘창문 넘어 도망친 엄마’ 저자 2025. 6. 17.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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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어떤 코미디언의 짧은 공연 동영상을 보았다. 재미교포인 그는 외국인들이 한국을 탐방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풍자했다. 예를 들어, 외국인들이 한국 식당에 가서 김치찜을 먹고 칭찬하면 이를 지켜보는 한국 연예인들이 감탄하거나 뿌듯해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힌다. 이 코미디언은 음식이 맛있으면 맛있는 거지, 왜 외국인의 반응을 보며 한국 음식이 인정받는지 못 받는지 신경 쓰느냐는 것이다. 우스갯소리로 한 이야기겠지만, 사실 한번쯤 생각해 볼 문제라고 느꼈다.

한국은 현재 K문화의 전 세계적 인기를 경험하고 있다. K팝과 한국 드라마를 포함해 한국의 문화 콘텐츠가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K뷰티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불닭볶음면을 포함한 인스턴트 음식들이 해외 마트에 대량으로 진열될 정도로 사랑받는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류로 인한 총수출액이 141억65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9조8000억원에 다다를 만큼 이러한 인기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을 보면, 아직도 우리는 외부의 인정에 목말라 있는 것 같다. 외국인이 우리 문화를 칭찬하면 자부심을 느끼고, 별로 좋아하지 않으면 뭘 모른다고 폄하하거나 속으로 주눅 들기도 한다. 우리가 우리 것을 좋아해서 즐기면 그만이지, 굳이 우리 것을 외부인에게 선보이고 그것이 인정받는지 못 받는지를 확인하는 게 그리 중요할까?

K콘텐츠가 인기 있는 것은 그 자체가 가진 매력 때문이고, K뷰티와 한국 음식이 해외에서 많이 소비되는 것은 제품이 좋은 데다 마케팅을 잘하고, 외국 사람들의 입맛이 세계화된 덕이다. 물론 이런 문화적 힘이 한국의 국격을 끌어올린 건 사실이다. 그러나 너무 외부의 시선에만 집중하다 보면 남의 인정을 받는 데 급급해서 우리 고유의 매력을 잃어버리거나, 혹은 우리가 고국에 갖는 자긍심이 남의 판단에 따라 좌지우지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인으로서 대한민국에 갖는 자부심은 남의 인정을 받을 때만 생기는 것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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