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이 함께 지은 ‘합축교’에 담긴 비밀

김문영 2025. 6. 16.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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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춘천] [앵커]

강원유산지도 순섭니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한국전쟁의 상흔이 담긴 문화유산을 만나보고 있는데요.

오늘은, 과거 남북의 다른 건축 방식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고성의 합축교를 소개합니다.

김문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설악산 향로봉에서 내려온 물줄기가 흘러 모여든 '북천'입니다.

북천을 끼고, 고성 거진읍과 간성읍을 잇는 다리 하나가 눈에 띕니다.

'합축교' 입니다.

길이 215m에 폭 6m, 높이 5m 규모입니다.

곳곳에 총탄의 흔적을 품은 이 다리는 해방 직후부터 동해안 주요 관통도로로 쓰였습니다.

[최진호/고성군 거진읍 대대리 : "옛날에는 차가 목탄차야. 이렇게 숯을 돌려가지고 그래서 이제 차가 다니고…. 기관총으로 들이 쏴가지고 저 그런 게 맞은 자리가 더러 있어. 여기 11사단 5사단 여기가 맨 처음에 3사단 백골부대 여기가 아주 제일 많이 싸움한 데가 여기야."]

이 다리가 지닌 역사적 의미는 그 이름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합할 합'자에 '쌓을 축'.

말 그대로 남과 북이 함께 지은 다리라는 뜻입니다.

교각 17개 가운데 남쪽 9개는 해방 이후인 1948년 북한이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6.25 전쟁으로 공사는 중단됐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 우리나라 공병대가 1960년 북쪽 교각 8개를 마저 지어 완성했습니다.

이 때문에 당시, 남북의 교량 건설 방식의 차이가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남한이 만든 쪽은 받침대와 난간을 철제로 해 견고해 보입니다.

반면, 북한이 만든 교량은 받침대를 시멘트로, 난간은 철 파이프를 쓰지 않아 조잡합니다.

남북 분단의 아픈 역사인 동시에 남북 화해의 상징물로, 2004년 국가등록문화유산이 됐습니다.

[김광섭/청간정 자료전시관장 : "남측에서 만든 것이 우선 단단하고 튼튼하다고 이제 보시면 되고 우선 북쪽에는 그렇게 자재가 원활히 공급이 안 된 나머지 좀 부족함이 있다고 보시면 돼요. 한국 남한과 북한이 이제 이 다리를 완성했다는 의미에서 역사성이 있다고 보시면 되죠."]

이제 합축교는 세월 속에 낡고 약해져 사람과 자전거 정도만 오갈 수 있습니다.

그 대신, 바로 옆에 지어진 4차로짜리 새 북천교가 옛 합축교의 역할을 대신합니다.

주민들은 통일의 염원을 담아 이 다리가 '금강산 가는 길목'으로 다시 이어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문영입니다.

촬영기자:최중호

김문영 기자 (my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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