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봉착’ 시내버스 준공영제… ‘필수공익사업’ 돌파구 될까
지정 시 노조 파업권 최대한 제한
노조, 노동현장 계엄 선포 격 반발
“노사정, 파업 원인·개선점 찾아야”
올해 창원 시내버스가 파업으로 6일간 멈췄다. 이번 파업은 2021년 시내버스 준공영제 시행 이후 두 번째이자 최장 기간이다. 파업에 따라 시민들의 불만은 하늘을 찔렀고, 준공영제에 대한 신뢰는 바닥을 찍었다.
창원시는 시민들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파업 종료 직후 ‘버스 필수공익사업 지정 검토’ 계획을 밝혔다. 시내버스 파업을 법으로 최대한 억제하겠다는 방향이다. 하지만 필수공익사업 지정은 녹록지 않다. 지정 가능성과 선행해야 할 요소들을 진단해본다.

◇필수공익사업이란?= 노동조합·노동관계조정법에서 규정한다. 대표적으로 철도사업이 있다. 철도노조 파업에도 KTX 일부는 운행하는 경우가 이 법 조항 때문이다.
법에서 필수공익사업은 ‘국민 생활이나 경제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공익사업’으로 정의한다. 철도(지하철), 항공, 수도, 전기, 가스, 석유정제·석유공급, 병원, 통신 등이 있다. 이들 사업은 파업을 하더라도 일정 수준의 서비스를 유지해야 한다.
◇수십 년간 법 개정 시도했지만 안돼= 버스사업은 과거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된 적이 있다. 1997년 노동법 제정 당시 2000년까지 일몰 규정으로 필수공익사업으로 분류됐다가 2006년 조항에서 삭제됐다. 이후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한 지자체에서 꾸준히 필수공익사업 재지정 요구 목소리를 이어왔다.
특히 작년 서울시를 중심으로 17개 시·도가 함께 정책 건의를 하기도 했다. 당시 지자체들은 △시내버스 파업시 대체 교통수단 부족 문제 △전세버스 등 비상운수대책으로 시민 불편 해소 역부족 등을 지정 필요 근거로 내세웠다.
하지만 고용노동부는 △철도(지하철)에 비해 대체 이동수단이 많은 편 △지역 내 다수 운수회사가 존재해 독과점성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점 △국제노동기구(ILO) 필수공익사업 범위 불충족 등을 이유로 수용불가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고용노동부 답변에 창원시는 답답한 심정이다. 지하철 없는 창원은 대중교통의 대부분을 버스에 의존하고 있고, 오래전부터 다수 시내버스 노조가 단일노조로 협상을 진행해 독과점 형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이러한 지역 특수성을 최대한 강조하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준공영제와 S-BRT를 도입한 만큼 창원시민들에게 버스는 중요한 대중교통이기에 파업 우려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며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았지만, 시민 서명 등 내부 여론 형성을 한 후 다른 준공영제 시행 지자체와 공동으로 법 개정을 요구하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큰 장벽인 노동권… 결국 소통 필요= 노동계에서는 필수공익사업 지정을 노동현장에 계엄을 선포하는 것과 같다고도 말한다.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 중 단체행동권이 제한받기 때문이다. 이미 필수공익사업이 지정돼 있는 업종 노동자들은 지정 해제를 요구할 정도로 반감이 크다.
민감한 사안이기에 지자체 등이 노동계 소통 없이 법 개정을 추진하다가는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창원시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노조와의 논의’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흐름에서 창원시 시내버스 노조는 원론적인 반대 의사를 밝혔다. 파업 등 단체행동의 범위가 줄어든다는 것은 노동자 권익 보호와 처우 개선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에서다.
노조는 이 과정에서 최소한의 소통이 없었던 것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노조 관계자는 “창원시는 파업 종료 후 언론에 일방적으로 필수공익사업 지정을 검토한다고 알렸다”며 “하지만 이해당사자인 노조에게는 사전에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필수공익사업 지정보다는 노사정이 자체적으로 왜 파업이 계속 발생하는지 원인을 찾고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 관계자는 “계속되는 시내버스 파업에 대해 노사정 모두 비판받아야 한다”며 “시의회는 준공영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런 말을 할 게 아니라 왜 파업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지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락 기자 rock@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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