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3층 집 침입에 15초… 女속옷 절도범 구속영장 재신청, 왜?
‘잠정 조치’ 중 가장 강력한 유치장 유치도 신청

지난 5월 경북 안동의 한 아파트 빈집에 30대 남성이 무단 침입해 여성 속옷을 훔쳐간 사건(6월 14일 조선닷컴)과 관련해 경찰이 스토킹 혐의를 추가해 구속영장을 재신청했다. 검찰이 영장 신청을 반려하자, 경찰이 피해 여성과 가해자가 같은 아파트에 거주해 보복 우려가 크다는 점을 밝혀내 다시 영장을 신청한 것이다.
안동경찰서는 16일 남성 A(37)씨에 대해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 영장을 재신청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7일 새벽 안동시의 한 아파트에 무단 침입해 여성의 속옷을 훔쳐간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초기 경찰은 A씨에 대해 야간 주거 침입, 절도 미수 등 혐의를 적용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반려했다. 초범에 여죄가 충분하지 않고 재범 우려성이 없다는 게 이유였다. 이 때문에 A씨는 곧바로 유치장에서 풀려나 피해자의 주거지 인근에서 생활하게 됐다.
검찰이 영장을 반려하자, 경찰은 지난 15일 피해 여성 B(27)씨를 다시 불러 추가 진술을 확보한 뒤 스토킹처벌법 위반 및 주거수색죄 등 추가 혐의를 적용하고 죄명도 변경했다. A씨가 재범 우려가 있어 구속 수사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수사 단계에서부터 피의자의 유치장 유치 등 잠정 조치가 가능한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고 말했다.
경찰이 혐의를 다르게 적용하고 재범 우려를 보강해 영장을 재신청하면서 대구지검 안동지청도 16일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지난해 1월 12일부터 시행된 스토킹처벌법상 잠정 조치는 스토킹 범죄 재발 우려가 있을 때 피해자 보호를 위해 법원이 내리는 5가지 조치다. 스토킹범죄 중단 서면 경고, 피해자 주거지에서 100m 이내 접근 금지, 전기통신망을 이용한 연락 금지, 전자발찌 부착, 유치장·구치소 유치 등이 있다.
이 중 유치장·구치소 유치는 유죄 판결 전인 경찰 수사 단계에서 피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조치다. 경찰이 최대 1개월간 피의자를 구금한 뒤 수사를 이어갈 수 있다.
앞서 법무부는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 등 신변 보호를 받던 여성들이 살해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2022년 스토킹처벌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 이번 유치장·구치소 유치 신청은 이례적이다. 법원 승인 가능성이 극히 낮기 때문이다. 경찰의 이번 조치는 영장 기각으로 피해 여성들이 겪은 극도의 불안감, 사건 발생 이후 피해자들이 주거지를 벗어나 ‘떠돌이’ 생활을 하는 점, 피의자와 주거 거리가 아파트 앞·뒷동인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위중한 만큼 스토킹 혐의를 구속영장에 추가하는 한편 피의자를 구금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도 했다”며 “추가 범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범행 장소 일대에 설치된 방범카메라의 수개월 전 기록까지 살펴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경찰 조치에도 피해 여성 B(27)씨는 다니던 병원 측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는 “경기도 고향에 돌아가 조용히 지내고 싶다”며 “악몽에 자다가도 수시로 벌떡 일어날 정도로 몸 상태도 안 좋다”고 말했다.

앞서 안동경찰서 형사팀은 아파트 바깥 베란다 창문에 선명한 손자국과 창틀에 남은 발자국 등 증거를 확보한 뒤 영상 속 A씨의 동선을 추적해 왔다.
경찰이 범행 장소인 아파트 주변 방범카메라를 확인한 결과, A씨가 피해 여성의 아파트 3층에서 4층 사이 창문을 통해 베란다로 침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상에 따르면 A씨가 복도 창문을 통해 피해 여성 집안까지 들어가는데 걸린 시간은 단 15초였다. 가스 배관 등 지지대가 없어 일반인이 시도할 경우 낙상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였다.
이를 토대로 경찰은 사건 발생 16일 만인 지난 11일 A씨를 검거했다. 속옷만 훔쳐 간 한밤의 침입자 A씨는 피해 여성의 아파트 바로 뒷동에 살고 있었다. A씨는 경찰에서 “술을 마셔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A씨의 주장을 거짓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의 집을 침입할 당시 민첩한 행동, 거실에서 침착하게 집 내부 상황을 확인한 A씨의 행동은 술 취한 상태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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