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후반에 창업한 '런던베이글뮤지엄' 성공 비결? "진짜 나로 살 수 있는 용기죠"

송옥진 2025. 6. 16.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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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글 카페 '런던베이글뮤지엄'엔 아직도 줄을 선다.

2021년 9월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문을 연 지 4년이 다 돼 가는데도 사람이 바글바글하다.

'런던베이글뮤지엄'을 포함해 '아티스트베이커리' '하이웨스트' '레이어드' 등 '맛집'을 넘어 '명소'로 만드는 주인공 료(본명 이효정·51)씨가 책 '료의 생각 없는 생각'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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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베이글뮤지엄 브랜드 총괄 디렉터 료
에세이 '료의 생각 없는 생각' 출간 간담회
"남들과 같아지지 못해서 불안해하지 마세요"
베이글 카페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브랜드 총괄 디렉터인 료씨는 최근 책 '료의 생각 없는 생각'을 내고 "남들과 같아지지 못해서, 남들의 기준에 맞지 못해서 불안해하시는 분들이 더듬더듬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열림원 제공

베이글 카페 '런던베이글뮤지엄'엔 아직도 줄을 선다. 2021년 9월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문을 연 지 4년이 다 돼 가는데도 사람이 바글바글하다. 맛만큼이나 공간이 주는 힘이 있어서다. '런던베이글뮤지엄'을 포함해 '아티스트베이커리' '하이웨스트' '레이어드' 등 '맛집'을 넘어 '명소'로 만드는 주인공 료(본명 이효정·51)씨가 책 '료의 생각 없는 생각'을 출간했다. 그가 지난 10여 년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쓴 글을 모은 에세이다. 직접 찍고 그린 사진과 그림도 실렸다.

카페 성공 전략을 전해주는 책은 아니다. 책은 "진짜 나로 살 수 있는 용기"에 대한 사적인 영감 노트, 마음의 기록에 가깝다. 1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사랑받는 공간을 만드는 비결로 "계획적으로 의도하고 트렌드를 만들거나 브랜딩을 한 게 아니다"라며 "평상시 내가 뭘 좋아하고 뭘 하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을 계속해 왔고 공간에 꾸밈없이 내보인 제 취향이 생각보다 너무 많은 분들하고 교차점이 있었을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그가 기획한 공간이 아늑하고 빈티지한 인테리어와 분위기를 일관되게 풍기는 것도 전략이 아닌 그저 취향이었다. "저는 카페나 공간을 만들 때 일부러 새것처럼 깔끔하게 마감하기보다는, 시간의 흔적이 느껴지는 오래된 것 같은 느낌을 만들려고 해요. 사포질을 하고, 여러 겹의 칠을 덧입히고, 다시 긁어내고. 그렇게 레이어를 쌓아가면서 생긴 자연스러운 마모감이 누군가를 상상하게 만드는 것 같아서요. (340쪽)"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베이글 전문점 '런던 베이글 뮤지엄' 진열대. 시금치 베이글, 포테이토 치즈 베이글 등 여러 종류의 베이글과 샌드위치가 놓여 있다. 송옥진 기자
베이글 카페 '런던베이글뮤지엄' 브랜드 총괄 디렉터 료씨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료의 생각 없는 생각' 출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열림원 제공

그러나 끊임없이 비교하는 한국 사회에서 나답게 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나다워지기 위해선 "온전히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본인 스스로에게 무엇이 하고 싶은지 물어봐주지 않는다는 건 엄청난 직무 유기"라며 "나에게 가장 좋은 레퍼런스는 결국 나 자신"이라고 말했다. 짧게라도 감정이나 생각을 글과 그림으로 기록하는 것도 나를 알아가는 방법이다. 그는 이를 모두 아카이브로 모아두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패션 일을 하던 그는 영국 런던에서 카페 '몬머스 커피'를 들렀다가 그 공간에 반해 직업을 바꿨다. 한국에 돌아와 커피를 배우기 시작했다. 40대 후반이었다. 한국적 잣대로는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기는 어려운 나이다. 하지만 불안해하지 않았다. "누군가의 최단 거리가 나의 최단 거리는 아니니까요. 저만의 지름길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는 "나이 먹으면 감각이 떨어지고, 트렌드를 읽을 수 없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오히려 아이들을 키워야 해서 아니면 직장인으로서 책임을 다해야 해서처럼 어떤 다른 연유로 자기를 돌볼 시간이 없어서 자기가 그런 흐름으로부터 멀어졌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저는 나이가 들수록 변하는 게 아니라 점점 자기다워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남들과 같아지지 못해서, 남들의 기준에 맞지 못해서 불안해하시는 분들이 책을 읽고 더듬더듬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료의 생각 없는 생각·료 지음·열림원 발행·360쪽·2만원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정혜원 인턴 기자 junghaewon10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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