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강제매각, 문턱 낮아졌지만…난제 여전

김현우 기자 2025. 6. 16. 20:1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행안부, 관리 체계 활성화 요구
금융위, 자자체 계좌 개설 허용
거래소, 계정·계좌 만들기 협조
경기도, 이달 시·군과 '논의장' 계획

기대감 속 일각 “실효성 부족…
거래소가 매각 책임을” 목소리
▲ 10일 서울 강남구 빗썸 전광판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시세가 게시되고 있다.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9일(현지시간) 2주 만에 11만 달러선을 회복하며 역대 최고가에 근접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도 시행 이후 성과가 없어 실효성 논란이 불거졌던 지방자치단체의 '체납자 가상자산 강제매각' 제도와 관련해 정부 차원에서 해법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문제를 풀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인천일보 2025년 1월 3·17·21·23일자 1·3면>

16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는 빠르면 이번 달 31개 시·군과 가상자산 거래소 계정 및 계좌 개설 등을 다룰 수 있는 논의장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는 행안부가 각 지자체에 체납자 가상자산 관리 체계를 활성화할 것을 요구한 것에 따른 조치다.

행안부는 앞서 1월 지자체의 가상자산 몰수·처분이 현장에서 쓰이지 않고 있다는 인천일보 보도를 접한 뒤 대책을 검토해왔다. 올 3월엔 행안부, 전국 시·도, 시·군·구가 참여하는 '지방세입 제도개선 토론회'에서 주요 현안으로 다루기도 했다. 행안부는 이 자리에서 나온 지자체 의견 등을 토대로 추후 구체적인 개편안 또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도 이달부터 지자체의 가상자산 계좌 개설을 공식적으로 허용했다.

이에 도는 일단 각 시·군이 계좌부터 개설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현재 계좌를 보유한 곳은 하남시와 파주시 등 소수에 불과하다.

2022년 1월 '지방세징수법'이 개정되면서 지자체는 체납자 가상자산을 통장으로 가져오거나, 매각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법 시행 3년여 동안 이런 방식을 사용한 지자체는 1곳도 없었다. 거래소 내 가상자산을 압류하고, 체납자에게 매각을 권유하는 방식만이 쓰였다.

이런 원인은 규제 때문이다. 애초 금융위원회 방침상 가상자산의 법인 실명계좌 발급은 원칙적으로 금지돼있었다. 지자체는 은행, 거래소 등과 복잡한 협의를 거쳐야 해 계좌 발급을 꺼렸다. 매각도 마찬가지다. 삽시간에 변동 폭이 상당한 가상자산을 담당 공무원이 매도해야 하는 부담 탓에 나서는 지자체가 없었다.

결국 지자체의 가상자산 매각 권유를 거부하거나, 고의로 연락을 끊는 등 버티기 식의 체납자는 조치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도는 지난 1월부터 정부에 제도개선을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도 관계자는 "계좌 개설이 원래도 복잡한 절차만 거치면 가능하긴 했었지만, 금융위가 길을 완전히 열어주면서 지자체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행안부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자체에 활성화하라는 지침을 수차례 보냈다"고 밝혔다.

정부 기조 변화에 따라 거래소도 움직이고 있다. 이날 오전 A 거래소 관계자들은 도에 직접 찾아와 계정 만들기, 계좌 연동 등의 방안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B, C 거래소의 경우 이보다 먼저 도에 전화를 걸어 계정 개설 등에 협조하겠다는 의견을 전했다.

다만, 지자체 사이에서 제도개선으로 인한 기대감과 함께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주식처럼 거래소 측이 강제매각을 책임지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이유다.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은 가상자산 회사 임직원의 매매·교환·중개·알선·대행을 제재하고 있다. 체납 가상자산 처분에 대한 거래소 역할이 불가한 셈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계좌를 편하게 만들어준다거나, 지자체가 쉽게 관리하도록 길을 아무리 열어줘도 매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헛수고"라며 "체납자 주식처럼 거래소 측이 매각을 책임지도록 해야 수월히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Copyright © 인천일보 All rights reserved - 무단 전재, 복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