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만에 처음 퀴어축제 참여한 언론노조 "'성적 취향' 대신 '이 말'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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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조는 지난 14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에서 열린 '26회 서울퀴어문화축제' 현장에 공식 부스를 차렸다.
이날 5차선 도로 양끝에 총 77개의 부스가 차려졌는데, 참가자들이 언론노조 행사에 줄을 서서 참여하고 노조가 준비한 기념품이 몇 시간만에 모두 소진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한국기자협회와 국가인권위원회가 2011년 '인권 보도 준칙'을 발표한 적은 있지만 언론노조가 성소수자 관련 보도준칙을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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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노조 창립 후 처음으로 부스 마련
"굿즈 아침부터 동나고 줄 서서 행사 참여"
"보수적인 언론계, 평등한 일터 돼야"
처음으로 '성소수자 인권보도준칙' 발표

전국언론노조는 지난 14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에서 열린 ‘26회 서울퀴어문화축제’ 현장에 공식 부스를 차렸다. 언론노조 창립 25년 만의 첫 참여였다. 언론노조는 ‘최악의 성소수자 보도 헤드라인 뽑기' ‘언론에 바라는 점 쓰기' 행사를 벌였다. 축제 참가자들은 퀴어축제 혐오 표현을 그대로 인용한 기사 제목, 지난해 파리올림픽 복싱 종목에 출전한 ‘XY염색체’ 선수에 대한 혐오 표현을 그대로 넣은 제목 등을 최악으로 뽑았다. 또 언론에 바라는 점으로 ‘O밍아웃 오용 그만!’ ‘혐오 장사를 멈춰라’ ‘재현도 폭력이다’ 등의 의견을 냈다.


이날 5차선 도로 양끝에 총 77개의 부스가 차려졌는데, 참가자들이 언론노조 행사에 줄을 서서 참여하고 노조가 준비한 기념품이 몇 시간만에 모두 소진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김지경 언론노조 성평등위원장은 “이렇게 적극적으로 참여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며 “언론에 대해 고민하는 분들이 많고, 언론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금 느꼈다”고 말했다.
보수적인 문화가 강한 언론계의 퀴어 축제 참여는 의미가 남다르다. 김 위원장은 “언론계에도 성소수자 동료가 있을 텐데 커밍아웃하고 기사 쓰는 동료를 보기 힘들 정도로 보수적인 분위기”라며 “안전하고 평등한 일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처음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언론노조는 앞으로 매년 퀴어 축제에 참여할 예정이다.

처음으로 '성소수자 보도준칙'도 발표
언론노조 성평등위원회는 퀴어축제 직전 ‘성소수자 인권 보도 준칙’도 발표했다. 한국기자협회와 국가인권위원회가 2011년 ‘인권 보도 준칙’을 발표한 적은 있지만 언론노조가 성소수자 관련 보도준칙을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박한희 공동대표, 한국성소수자연구회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 김수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의 자문을 거친 이 준칙에는 차별과 혐오를 재생산하지 않고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실천 지침 7가지가 담겼다. △호기심이나 배척의 시선이 아니라, 모든 사람은 존엄하고 평등하다는 인권 중심의 관점에서 보도한다 △성소수자 존재를 찬반의 문제로 다루지 않는다 △성소수자를 특정 질병이나 범죄 행위와 연결 짓지 않는다 등이다.

성평등위는 ‘동성연애’ ‘성적 취향’ ‘커밍아웃’ 등의 표현도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동성연애’의 ‘연애’는 성 정체성을 일시적인 감정으로 폄하할 수 있기 때문에 ‘동성애’로 써야 하고, ‘성적 취향’은 성 정체성을 선택할 수 있는 것으로 오해하게 만들 수 있어 ‘성적 지향’으로 쓰는 게 정확하다는 것이다. '커밍아웃'을 성소수자와 무관한 사안에 남용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성평등위는 “‘커밍아웃’은 자신을 긍정하고 성 정체성을 밝힌다는 표현인 만큼 희화화하거나 부정적으로 사용하는 사례를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성평등위는 또 부칙에서 성소수자 인권 보장을 위한 언론사 내부 교육과 보도·편집 지침의 제도화, 성소수자 언론인이 안전하고 평등하게 일할 수 있는 조직문화 조성을 당부했다.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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