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 차량 들락날락 인도 '엉망'···'짓밟힌 보행권' 책임은 누가?

정수진 기자 2025. 6. 16.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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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 야음동 일대 상가 밀집지역
보도 등 꺼지고 들떠…안전 우려
건물주, 도로점용 허가 안받고
임의 구조물 설치 등 편법도
남구 "인력 부족해 민원 의존
신고들어와야 원상복구 명령"
16일 울산 남구 야음동 일대 도로 진출입로가 반복적인 차량 통행으로 보도블럭과 점자블럭이 깨지거나 들뜬 채 방치돼 있다.

식당, 병원 등 상가 주차장을 드나드는 차량들로 인해 인도가 꺼지거나 갈라지는 등 훼손이 계속되고 있지만, 단속 인력 부족 등으로 관리당국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도로 점용 허가를 받은 건물주가 인도 복구 책임을 져야하는데, 지자체는 민원이 접수돼야만 복구명령에 나서고 있어 보행자 안전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울산 남구 야음동 일대 상가 밀집지역. 도로에서 건물 지하주차장이나 별도로 마련된 지상 주차장을 이용하기 위해 차량들이 인도를 수시로 가로지르면서, 인도 가장자리 곳곳에는 타이어 자국과 차량의 하중에 눌린 자국이 선명히 드러나 있었다.

차량 통행이 잦은 구간을 중심으로 보도블럭이 심하게 들뜨거나 움푹 꺼져 있었고, 점자블럭은 갈라져 있는 곳도 많아 시각장애인이나 노약자 등 보행약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인도 위에 주차된 차량이나 진출입로를 오가는 차량들로 인도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보행 안전이 더욱 우려되는 상황이다.

유모차를 끌고 인도를 지나던 한 여성은 "건물 주차장 진출입로가 있는 인도는 울퉁불퉁해서 유모차 바퀴가 걸릴 때가 많다"라며 "주차선 너머 인도까지 차량이 올라와 있는 경우도 자주 보이는데, 단속이 이뤄지는 모습은 거의 본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도로에서 건축물 주차장으로 차량이 진입하기 위해서는 인도를 지나쳐야 하며, 이 같은 경우 건물주는 지자체에 도로점용 허가를 받고 점용료를 납부해야 한다.

문제는 차량 통행으로 인해 인도가 훼손되더라도 이를 복구하지 않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또 인도를 주차장 진출입로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건물주가 인도를 도로 높이만큼 낮춰야 하는데 정식 허가를 받지 않고, 인도 위에 고무 경사로, 시멘트 포장 등 임의 구조물을 설치하는 '편법'을 사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관련 법령에 따르면 인도 위 차량 진출입로를 설치한 경우, 해당 건축물의 건물주나 도로점용자가 훼손된 인도를 자진해 복구해야 한다.

울산 지역 내 진출입로 도로점용 허가 건수는 남구가 1,439곳으로 가장 많고, 다른 구·군도 수백 곳에 달한다.

그러나 관리 인력은 턱없이 부족해 주민 민원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지자체는 복구 명령 불이행 시 직접 복구 후 비용을 청구하거나 도로점용 허가를 취소할 수 있는 권한이 있지만, 실제 집행까지는 행정력과 절차상 어려움이 뒤따라 대부분 현장 확인 후 구두로 원상복구를 요청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남구청 관계자는 "건물 진출입로로 도로점용 허가를 받은 구간이 워낙 많아 일일이 현장을 단속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라며 "현재로선 주민 신고가 들어와야 점검을 나갈 수 있고, 현장 확인 결과 훼손이 심할 경우 복구 명령을 내리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단속을 하더라도 어느 수준 이상의 훼손에 대해 복구를 명령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 보니, 행정 대응에도 한계가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도로점용료는 도로법에 따라 부지면적과 토지가격을 곱한 가격의 2%를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수진 기자 ssjin3030@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