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경제 항산항심] 자본시장 24시간 거래체계의 서막 오르다

박찬수 한국거래소 청산결제본부장 2025. 6. 16.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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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수 한국거래소 청산결제본부장

올해 3월 초 대체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의 출범으로 국내 주식시장의 거래시간이 오후 8시까지 확대됐다. 지난 9일부터는 국내 파생상품시장도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야간거래를 개시하며 거래시간이 대폭 늘어났다. 해외시장에 비해 늦었지만 본격적으로 잠들지 않는 24시간 시장을 향해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번 파생상품시장 야간거래 도입으로 투자자들은 주간거래에 사용하던 계좌를 이용해 코스피200선물·옵션, 코스닥150선물·옵션, 국채선물과 미국달러선물을 야간에도 거래할 수 있게 됐다. 밤사이 발생한 미국 유럽의 정치·경제적 이슈에 즉각 대응하는 한편, 해외시장 대신 국내시장을 이용할 수 있어 거래비용도 크게 낮출 수 있게 되었다.

국내 자본시장의 거래시간 확대는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이다. 가상자산시장은 국내외를 불문하고 24시간 거래체계로 운영되고 있으며, 글로벌 자본시장도 1990년대 후반부터 거래시간을 새벽까지 연장해 왔다. 이는 전자통신기술의 발달로 인한 전자거래방식으로의 전환과 국경을 넘어선 투자수요 증가의 결과이다.

수작업방식에서 전자거래방식으로 거래체결방식의 전환은 미국과 영국의 증권시장에서 시작돼 유럽 아시아 등의 증권·파생상품시장으로 확대됐다. 1970년대 미국 증권시장에서 기관 투자자를 고객으로 하는 장외전자거래중개회사(ECN)가 여럿 출현하기 시작했다. 1997년 이후 Island, Archipelago 등 전자거래방식의 ATS들은 거래시간을 저녁시간대까지 연장했고, 2021년부터는 밤새 거래하는 ATS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최근 정규거래소인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도 24시간 거래체계의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파생상품시장의 야간거래는 1992년 시카고상업거래소가 야간거래 전용 전자거래시스템(Globex)을 도입하면서 시작됐고, 점차 수작업방식의 주간거래를 Globex로 이전해 2000년대 중반부터 24시간 거래체계로 운영되고 있다.

유럽 자본시장은 영국의 금융시장 빅뱅으로 1986년 런던증권거래소가 수작업매매를 전면 폐지하고 전자거래방식을 도입했다. 뒤이어 프랑스 등 유럽의 증권 및 파생상품 거래소들로 전자거래방식이 확산됐다. 당시 유럽 최대 파생상품거래소인 런던금융선물거래소(LIFFE)가 1989년 야간거래용 전자거래방식을 도입하고, 1990년 전자거래방식의 독일선물거래소(DTB)가 출범하면서 거래시간 연장을 촉발했다. 특히, 1999년 유로화 출범으로 EU역내 거래소 간 경쟁이 심화, 증권·파생상품시장의 합병과 거래시간 확대가 이어지면서 24시간 거래체제가 마련됐다.

아시아 자본시장의 경우 1996년 싱가포르상품거래소(SIMEX)가 전자거래방식의 야간거래를 최초로 시작했다. 동경증권거래소는 1999년 완전히 전자거래방식으로 전환했으며, 오사카증권거래소 파생상품시장은 2007년 거래시간을 오후 7시까지 확대한 후 2011년과 2016년에 새벽 3시와 오전 6시로 연장했다.

최근 미국 파생상품시장 감독당국(CFTC)은 가상화폐시장처럼 모든 거래소 파생상품에 대해 24/7 체계(일일 24시간, 일주 7일)의 거래와 청산결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24시간 체계는 거래체결 분야에서만 적용됐는데, 결제위험 축소와 자금운영 효율성 측면에서 청산결제 분야까지 화두가 되고 있다. 2024년 북미 주식시장의 결제주기가 거래일(T)로부터 이틀 후 결제(T+2)에서 하루(T+1)로 단축된 이유이기도 하다. 선진 파생상품시장은 결제주기를 T+0.5(하루 2번 결제)로 운영하는 곳도 다수이며, 향후 휴일과 야간시간에도 청산결제업무를 수행하는 방안도 고려하는 추세다.


국내 자본시장의 24시간 거래체계 구축은 서구 선진국뿐만 아니라 일본 싱가포르에도 뒤떨어진 상황이다. 청산결제분야도 마찬가지이다. 이번 파생상품시장의 야간거래 시작을 기점으로 증권과 파생상품시장 모두 24시간 거래체계를 점진적으로 추진하고, 24시간 청산결제체계의 전단계로 주식시장의 결제주기를 단축(T+1)하고 야간에도 결제위험관리와 청산결제업무가 가능하도록 관련 인프라 선진화를 계속 추진해 우리 자본시장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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